형제 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오늘부터 교회력으로는 새해를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전례주년이 그리스도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연중전례를 살펴보면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사기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 성탄, 공현, 세례, 고난, 부활등의 사건을 기념하게 되고 결국에 세말에 다시 오시게 될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끝나게 됩니다. 신약성서 첫권인 마태오 복음 1장 예수님의 탄생으로 한해를 시작하고 끝권인 묵시록 마지막 장 예수님의 재림으로 한해가 끝나도록 엮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성탄시기는 크게 둘로 나뉘는데 첫째 시기는 대림 첫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입니다. 이 시기는 그리스도의 제2의 재림을 묵상하는 기간입니다. 첫째 시기인 대림1주일의 주인공은 신약성서에 맨처음으로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의 정신은「세례자 요한이 외치는 소리」에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 그는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보다 앞서 오시어 그분의 길을 닦은 분이 아닙니까? 고로 대림시기에 우리가 할일은 그리스도의 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독서의 말씀들을 보면 대림절의 정신을 잘 알수 있습니다. 제1주일인 오늘의 주제는 깨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2주일은 회개하고 주의 길을 고르게 하라는 내용이며, 주님이 오실 날이 가까왔다고 강조합니다. 둘째 시기는 17일부터 성탄 축일까지인데 이미 오신 예수님의 강생의 의미를 묵상하며 성탄준비를 위한「9일 기도」기간입니다. 그 시기인 대림 3·4주일은 구세주가 동정녀 몸에서 태어날 것임을 알려 구체적으로 어떻게 탄생하실 것인지를 예고합니다.
오늘의 강론주제는「깨어기다리라」입니다. 제1독서에서 예언자 이사야는『야훼의 빛을 받으며 그분께로 걸어가자. 그에게서 사는 법을 배우고 그 길을 따라가자. 그는 민족간의 분쟁 조정자이며 심판관이다』라고 말합니다.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잠에서 깨어날 때가 왔습니다…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라고 말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이 언제 올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고 경고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알 아야할 교훈은 무엇일까요?
1. 항상 깨어 있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복음의 도둑과 집주인에 대한 말씀처럼 깨어 있으면 도둑맞지 않을 것입니다. 어려서 먹을 것이 그리 풍족하지 못한 시대에 간식으로 감을 우려 먹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집 주위에 감나무가 많이 있었지만 우리 것도 아니고 또 떫은 감을 그대로 먹을 수 없어 어쩌다 떨어진 것 몇개를 주워오면 단지에 소금물을 붓고 며칠동안 우렸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감이 많이 떨어지게 되지요.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면 먼 동리 아이들이 다 줏어갑니다. 내 차례가 안올까봐 다음부터는 아침 일찍 일어났었습니다. 내가 살던 집 바로 앞에 저수지 공사가 벌어졌는데 방학을 이용해 용돈을 벌어 보려고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루품삯 4백원을 받고 일한 적이 있습니다. 질통에 모래나 자갈을 지고 시멘트 공구리하는 곳까지 날라다 붓는 중노동입니다. 어떤 때는 발파작업한 바위 쪼가리를 지게로 져 나르기도 했는데 십장으로부터 양이 적으면 한지게에 3원, 양이 많으면 5원 짜리 표를 받았고, 저녁때 이를 합산하면 일당이 되는 것입니다. 일감을 맡으려면 새벽 일찍 현장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도 역시 나보다 더 일찍 나온 타동네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본동네 사람이라는 얄팍한 기득권을 이용하여 그들을 밀치고 일감을 잡은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렇게 깨어있는 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가정 그 사회, 그 나라는 흥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깨어있던 일본에게 우리는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으며 6ㆍ25동란도 우리가 깨어있지 못했던 고로 당했던 참변이었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더 큰 잘못은 깨어있던 자들을 박해하고 죽인 일입니다.
2. 흥청망청대거나 방관자 무관심자가 되어선 안됩니다. 영국이 청나라를 침략키 위해 백성들에게 아편을 피우게 하여 백성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었고, 일본은 우리 백성들이 막걸리를 먹고 술에 취해 있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를 침략하였습니다. 오늘 2독서에서『진탕먹고 마시고 취하거나…하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술취한 상태나 몽롱한 상태로 있지말고 정신차려야 합니다. 방관자나 무관심자가 많을수록 그 사회는 어지럽고 혼란이 오게됩니다.
3. 우리 신앙도 마찬가지 입니다. 깨어있지 않으면 신앙은 점차 죽어가고 대신 악의 세력으로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요즘 병 (病)은 무섭습니다.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어른병 어린이 병이 따로 없습니다. 어린이도 당뇨니 고혈압이니 허리 디스크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프지 않은게 특색입니다. 다른 또 하나는 아프면 이미 늦습니다. 암에 걸려 몇달 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몸의 상태도 가끔 점검해야 하겠지만 우리 신앙생활에도 무엇이 잘못되지나 않았는지 자주 점검해 봐야 할 것입니다. 깨어 준비하는 대림시기 일년을 결산하는 이 시기에「빛의 갑옷을 입은 자녀」로 남아 있는지 관심을 갖고 나 자신과 내 가족의 신앙 생활을 점검해 봅시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서경윤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금주부터는 대전교구 홍보국장 방윤석 신부님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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