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요한(교본 75∼76쪽)
사도 성 요한은 갈릴레아의 어부로서 제베데오의 아들이며 큰 야고보의 동생이다. 그들은 시몬 베드로의 동업자(루가 5, 10)로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예수의 부르심을 받자 아버지와 삯꾼들을 배에 남겨둔 채 예수를 따라나섰다(마르 1, 19∼20). 이들 형제는 불 같은 성격을 지녔으므로(루가 9, 54 참조)「천둥의 아들」(마르 3, 17)이라고 불렀다.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더불어 요한은 열두 사도의 명단(마태 10, 2∼4)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예수의 중요한 행적에 함께 등장한다. 예컨대 회당장 야이로의 어린 딸을 소생시킬 때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외에는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고(마르 5, 37) 예수의 영광스러운 변모 때와(마르 9, 2) 게쎄마니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에도 이 세 제자만을 데리고 가셨다(마르 14, 32∼33).
요한 형제는 예수께 하늘나라에서의 높은 자리를 청탁했다가 다른 제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요한은 베드로와 더불어 최후의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파견을 받기도 하였다.
전통적으로 요한 복음에 나오는「예수의 사랑 받던 제자」를 교회에서는 사도 요한과 동일 인물로 여겨왔는데 그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의 가슴에 기대어 스승을 배반할 사람이 누구인지 여쭈었다(요한 13, 21∼26 참조). 그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에도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끝까지 임종의 순간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지켜보았다.
그때 예수께서는 이 두사람을 모자관계로 맺어주셨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여인이여,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하시고 그 제자에게는『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 26∼27). 이 때문에 레지오에서는 수호 성인들 중에 사도 요한을 성 요셉 다음의 자리에 두고 있다.
이 점에 대해 교본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복음 성서에서「예수의 사랑 받던 제자」로 일컬었던 성 요한은 성심께 대한 신심의 모범으로 등장한다. 그는 예수 성심께 끝까지 매달려서 성심의 고동이 멎고 창에 찔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지켜보았다.
그 뒤에 성 요한은 티없이 깨끗한 마리아 성심께 대한 신심의 모범으로 등장했다. 그는 천사처럼 순결하였기에 예수께서 하셨던 일을 대신 맡았으며 성모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아들로서의 사랑을 계속 바쳤다.
그런데 주께서 십자가 상에서 들려주셨던 그 말씀(요한 19, 26∼27)은 당신의 복되신 어머니께 대한 한 자식으로서의 배려 이상의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당시 주께서는 성 요한을 인류의 대표자, 특히 모든 신자들의 대표자로 여기셨다.
그러므로 그때 마리아는 뭇사람들, 곧 맏형 그리스도의 모든 형제들의 어머니로 선언되었던 것이다. 성 요한은 이 모든 새로운 자녀들의 대표자였으며 하늘나라의 첫번째 상속자였고 뒤에 올 모든 이의 모범이므로 레지오가 친근한 신심을 드려야 하는 성인이다』(교본 75∼76쪽).
이 외에도 사도 요한은 예수 부활 아침에 베드로 사도보다 먼저 예수의 무덤에 달려가는 열성을 보였고(요한 20, 2∼4)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발현하신 예수를 맨 먼저 알아보았다(요한 21, 7).
사도행전에서도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전교활동을 하였다. 사도 바오로는 야고보와 게파(베드로)와 함께 요한을 교회의 기둥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갈라 2, 9 참조).
요한은 로마의 도미티아누스 황제(81∼96년 재위) 대박해 때에 파트모스섬에 유배되었다가(묵시 1, 9 참조) 에페소로 돌아가 1백년경에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전해지며 파트모스섬에서는 요한 묵시록을, 에페소에서는 요한 북음서와 서간 3개를 저술하였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께 특별한 신심을 지닌 사도 요한의 생애는 사랑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된다.
교본은 사도 요한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성 요한은 교회와 교회 안의 모든 영혼들을 사랑하였으며 교회의 봉사활동에 온 힘을 바쳤다. 그는 사도요 복음사가였으며 마리아의 사제였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살아있는 모상이 되고자 하는 이 단체를 보살피는 영적 지도 사제들의 특별한 수호자이다. 사도 성 요한의 축일은 12월 27일이다』(교본 76쪽).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