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몇 권의 책들이 독자의 저속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교황청과 성직자 등 종교적 대상을 얄팍한 상혼의 도구로 삼거나 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러일으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이런 류의 도서들은 중앙 일간지나 잡지 등에 일반인들의 말초적인 흥미를 자극하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싣고 있어 이를 게재하는 언론매체의 책임성 문제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최근 도서출판「삶과 함께」는 수녀원 도서관에서 발견된 성애 그림의 복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식스틴 플레저즈」의 광고를 중앙일간지 하단 전면에 여러 차례에 걸쳐 싣고 있다.
이 광고는『바티칸 교황청이 경악했다』『기도서 뒤에 교묘하게 합본되어 있는 에로틱한 성화 16장…. 수녀원의 에로틱한 성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14행의 소네트』등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광고 문안으로 독자를 현혹하고 있다.
게다가 광고 한쪽 옆에는 책에 끼워져 있는 독자 엽서를 보내는 사람에게『르네상스 시대의 미공개된 16장의 에로틱한 성화가 실린 책자를 보내 드립니다』라는 친절한(?) 안내까지 곁들이고 있어 교묘하고 얄팍한 상혼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또 전 3권으로 출간된「신부의 연인」(우덕현 지음ㆍ미투 간) 광고 역시『로마, 파리, 지중해로 이어지는 젊은 신부의 사랑은 르와르강 물결에 쓸려지고…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나올 수 없다는 봉쇄 수녀원의 높은 담장 안에서 일어나는 신비의 미스터리』운운하면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식스틴 플레저즈」「신부의 연인」「천상의 예언」등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종교 및 성서 관련 서적들이 이처럼 저속한 호기심에 호소하는 광고를 남발하는 이유는 우선 책 판매가 내용과 질보다는 성공적인 홍보에 의해 좌우된다는 출판사들의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이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고 종교적 이상을 위해 헌신하는 성직자나 종교적 대상을 단지 돈벌이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자 한다는 데 있다.
최근 들어 사회 전반적인「해금」분위기는 문화예술계의 경직성에도 영향을 미쳐 기존에 억압되고 금기시돼왔던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반적인 문화 발전에 있어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외설물의 범람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으며 출판계의 종교적 대상에 대한 상업적 이용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가톨릭교회를 왜곡하고 성직자의 고유한 품위를 손상할 수 있는 이런 책들의 출판과 저속한 광고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이런 책을 선택하지 않는 독자의 올바른 자세가 요구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얄팍한 상혼으로 종교와 성직자의 품위에 대한 훼손도 아랑곳하지 않는 출판사와 작가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출판 관계자들이 의견이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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