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주의 기도 (2759∼2865)
1. 복음 전체의 요약
2세기의 위대한 그리스도교 저술가인 테르툴리아노에 따르면『주의 기도는 참으로 복음 전체를 요약한 것이다』
예수께서는「주의 기도」를 가르치시면서 우리에게 훌륭한 기도양식을 일러주셨을 뿐만 아니라 성령도 함께 주셨다. 성령 덕분에 우리는 참으로 아버지께 말씀드리듯 하느님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교 입문의 세 가지 성사에서, 즉 세례성사, 성체성사, 견진성사에서, 어떻게 주의 기도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위대한 선물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773> 제자들의 요청(「주님, 저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 루가 11, 1)에 응하여, 예수께서는「주의 기도」라는 기본적인 그리스도교적 기도를 일러주신다.
<2774>「주의 기도는 참으로 복음 전체를 요약한 것이며」(테르툴리아노)「가장 완전한 기도」(토마스 아퀴나스)이다. 그것은 성경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775> 그것은「주의 기도」라고 불리운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기도의 스승이요 모범인 주 예수님께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2776> 주의 기도는 전형적인 교회의 기도이다. 그것은 성무일도의 주요 시과와 그리스도교 입문성사인 세례, 견진, 성체성사의 없어서는 안 될 일부를 이룬다. 성체성사 속에 자리잡고 있는 주의 기도는「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1 고린 11, 26) 주님께 대한 희망 안에서 그 청원들의 「종말론적」성격을 드러낸다.
2.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직 예수님만이 신적 성덕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으셨다.「죄를 깨끗하게 씻어 주시고」(히브 1, 3) 우리를 하느님 면전에 데리고 가시어,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자녀들이 나와 함께 여기 있습니다』(히브 2, 13)하고 말씀하시는 분은 바로 그분이시다』(2777).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면서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체험에서 얻은 부모 상에서 자신의 사고방식을 해방시켜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와는 무한히 다르고 보다 숭고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아버지가 되신다. 이것은 오직 성자께서만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주셨고, 우리는 오직 성령께서 우리에게 힘을 주시기 때문에 하느님께 기도드릴 수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아 당신 아드님 예수님과 친교를 이루도록 부르셨다.『이렇게 하여 주의 기도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드러나게 되는 한편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드러나신다』(2783).
이 기도는 그분의 모습대로 창조된 줄을 알고 있는 기도하는 사람에게 아버지를 닮고자 하는 소망과 겸손하고 신뢰하는 마음을 지닐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이러한 마음은 복음적으로「어린이처럼」되기 위해, 아버지께서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는 것은「미소한 이들」한테라는 것을 항상 새로이 깨닫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새 교리서는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데 대해 설명하면서 교회의 삼위일체 신앙을 재확인한다(2789 참조).
하느님을「우리」아버지라고 부름으로써 우리는 공통된 세례로써 우리를 맺어주는 친교 안에 결합하여 함께 기도하는 것이다. 갈라진 교회들도 이 기본적 일치의 가치를 없앨 수 없다. 더욱이 세례 받은 이들은「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하는 만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향해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도록 가르치시면서 동시에 우리로 하여금 「하늘」을 바라보도록 이끄신다.『이 성서적 표현은 하나의 장소(공간)가 아니라 하나의 존재 양태를 뜻한다. 하느님의 멀리 떨어져 계심이 아니라 그분의 위엄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다른 곳에 계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그분의 거룩하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모든 것을 초월하여 계신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이 말은 마치 하느님께서 당신 성전에 머무시듯 머물러 계시는 올바른 이들의 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2794).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797> 단순하고 자녀다운 신뢰와 겸손되고 기쁨에 찬 확신은「주의 기도」를 바치는 이에게 알맞는 성향이다.
<2798> 우리는 하느님께「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드릴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그분을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주셨고, 그분 안에서 우리는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의 대열에 들어 하느님의 자녀로 삼아졌기 때문이다.
<2799> 주의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아버지와 그리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게 한다. 동시에 그것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 드러내 보여준다.
<2800>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함으로써 우리 안에 그분을 닮고자 하는 의지와 겸손되고 신뢰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2801>「우리」아버지라고 기도함으로써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계약,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와의 친교, 교회를 통해 온 세상을 품에 안는 하느님의 사랑을 간청한다.
<2802>「하늘에 계신」 이라는 표현은 장소가 아니라 하느님의 위엄과 그분께서 올바른 이들의 마음 안에 계심을 나타낸다. 하늘, 아버지의 집은 진정한 고향이다.
우리는 그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이미 그곳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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