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알콜 중독자는 영원한 알콜 중독자다』
알콜 크리닉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알콜 중독 증세를 보였던 사람이 술을 아무리 오래 끊었다고 해도 다시 술을 먹기 시작하면 또다시 알콜 중독자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술꾼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술을 마시고 있다』는 한 알콜 크리닉 전문가는『술 잘 먹는 게 미덕 또는 영웅이 되기도 하는 게 우리나라 음주문화』라고 말했다.
사실 술은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삶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촉매제로「신이 만든 최고의 음식」이라고도 불리운다. 그만큼 술은 인간 세상에 활력소를 제공한다고 봐야 한다.
어색한 자리도 술이 끼면 부드럽고 활기 차듯 술은 인간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또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집집마다 술 만드는 기술이 대대로 내려오기도 하고, 어느 집 술맛이 제일 좋으냐에 따라 그 집의 가풍을 느낄 수 있었다. 모처럼 귀한 손님이 오면 그 집안에서 제일 좋은 술을 내놓아 접대를 하기도 하고 술 한 잔에 훌륭한 시조가 탄생하기도 했던 우리 술문화.
그러나 술 때문에 집안이 망하고 사회에서 도퇴되는 등 술이 인간생활에 악영향을 끼친 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 예로 술만 먹으면 주사가 심한 남편 때문에 술을 배운 아내가 급기야 알콜 중독자가 되기도 하고, 평소에 직장에서 열심하고 성실하게 일하던 회사원이 술만 먹으면 주사가 심해 일터에서 쫓겨나는 일도 있다.
심지어 하룻밤 술값으로 몇 백만 원은 우습게 나가고 술과 더불어 매춘산업이 발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한 병에 및 십만 원 되는 술과 안주, 적어도 20만 원이 넘는 봉사료(팁)를 지불해가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고 한 번 술을 마시면 2차 3차 심지어 4차까지 뿌리를 뽑는 습관으로 몸 버리고 돈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지금은 줄어들었다곤 하지만 부하직원이 술을 못마신다고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등 술 잘 먹는 게 영웅시되기도 했다. 술이 인간생활에 여유를 제공하는 촉매제가 아니라 술이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는 기현상이 속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술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한 음식이고 인간이 이용하기에 따라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최근 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술자리를 기피하고, 술을 마셔도 간단히 먹는 풍조가 확산된다는 최근 보도는 사회 전체가 술을 이기려는 노력의 한 단면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의 맥주 등 술 소비량이 9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적으로 늘고 있다는 한 소비자 단체의 조사 결과는 건전한 술문화의 정착이라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술이 가정과 친지들의 자리를 화기애애하게 해주는 촉매제가 되는 것은 결국 사회 공동체의 건전함을 육성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알콜 클리닉 전문가들은『술로 인해 패가망신하고 가족까지 잃게 되는 사례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전하면서『알콜 중독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과 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열등감이 매우 강했다』며『가족과 사회가 이들에게 항시 관심을 갖고 사랑을 보여줄 때 술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행한 기적은 분명 술을 만든 것이다. 술로써 하느님 나라의 맛을 실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했던 예수. 하느님 나라와 비견되는 술이 잘못 사용되면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를 멍들게 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올바른 술문화 정착을 위해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하자.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있듯이 개방된 가정의 분위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술과 친해지고 술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일부터 올바른 술문화 정착의 시발점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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