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실습생들이 자살예방 프로그램 ‘CS 어르신 누림학교’에 참가한 노인들에게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고 있다. 신당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 산하 7개 종합사회복지관이 실시하는 자살 예방프로그램 ‘CS(Caritas Seoul) 어르신 누림학교’(이하 누림학교)가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복지회가 자살문제를 자살자 개인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내적 치유를 위한 영성적 접근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마련한 ‘CS생명존중문화만들기사업’의 일환인 누림학교는 2014년 9월 복지회 산하 6개 복지관에서 시작됐다. 자살 고위험군 노인을 대상으로 누림학교 참가 전후 우울증 지표를 측정했을 때, 참가 뒤 기억력 저하, 공격성 증가 등 우울증 지표가 6~11점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러한 효과는 서울 신당종합사회복지관(관장 오대일 신부, 이하 신당복지관)이 진행한 프로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8월 18일 누림학교 수료식이 열린 신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참가자들이 생활에 활력을 찾아가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당복지관이 속한 서울시 중구는 고령의 독거노인 비율이 높고 자살, 고독사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이에 복지관은 2015년부터 매년 ‘누림학교’를 실시했다. 올해에는 8명이 참가했다. 참가 노인들은 자살 고위험군으로서 우울 척도가 높고 자살 생각 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은 가족관계 단절,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외부인과 만남을 꺼리는 특징이 있다.
이들을 위해 신당복지관은 서로 안부를 묻거나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소소한 이웃’을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프로그램은 ▲우울 특징 알고 극복하기 ▲원예활동 ▲노래와 율동 배우기 ▲꿈 목록 만들기 ▲야외활동 등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은 사람을 만나고 정을 나누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전명환(가명, 85)씨는 “혼자 있으면 방에서 우두커니 베란다만 쳐다보고 있는데 이렇게 사람 만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다”며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그는 “정말 좋았다. 이제 매주 못 보니 섭섭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참가자 강인옥(가명, 77)씨는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것 같다. 매주 소식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김하늘(30) 사회복지사는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소소한 만남을 즐거워한다”며 누림학교 효과에 대해 말했다.
신당복지관의 올해 누림학교는 6월 30일~8월 18일 매주 금요일 총 8회가 진행됐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10월부터 ‘동창회’ 후속 모임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