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활기가 구석구석마다 넘쳐흐르는 시장 한가운데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로 창립 13주년을 맞은「아씨시의 성프란치스꼬회」(회장=박영진, 지도=도요한 신부)는 지난 82년 1월「시장 복음화」의 기치 아래 6명의 젊은이들이 뜻을 모음으로써 처음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월 14일 장대익 신부를 지도신부로 모신 프란치스꼬회는 그해 8월 시장 신자 1백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시장 합동미사를 봉헌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프란치스꼬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인 시장 합동미사는 발족 이후 참석 인원이 급속하게 늘어나 83년 5월 제10차 합동미사에는 2백30명, 11월 제16차 미사에는 약 5백 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전교 축구부, 글라라 기도모임, 성가대 등 다양한 모임이 발족돼 활기를 띠었고 회원들의 소식을 전하는 회보「기쁜 소식」을 창간하기도 했다.
84년에는 결혼하는 회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혼 회원들을 중심으로 성가정회를 분리 발족해 현재 13가정이 꾸준한 유대 속에서 공동체 정신을 구현하고있다. 매월 한 번씩 교대로 각 회원 가정에서 마련되는 성가정회 모임에서는 신앙문제 뿐만이 아니라 각 가정에서 겪는 어려운 문제들도 의논하고 서로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프란치스꼬 청년회와 성가정회는 매월 첫 주와 둘째 주에 각각 월례회합을 갖고 셋째 주에는 시장 내 전 신자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미사를 봉헌한다. 정기적인 모임과 행사 외에도 이들은 지난 85년 이래 매월 한 번씩 광탄 시몬의 집을 비롯해 여러 복지기관에서의 봉사활동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외적인 활동들보다 신우회를 통해 신자들끼리 나누는 사랑과 때로는 거칠기까지 한 시장생활 속에서 지친 심신을 쉴 수 있는 기쁨이 가장 크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박영진(요한ㆍ29ㆍ서울 정릉본당)씨는『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보면 다른 상인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험한 말과 행동으로 마음 자체가 거칠어지곤 한다』며『이기심과 경쟁심으로 인해 서로 간에 쌓아올려진 벽을 허물고 친교를 이루는 모임으로서 신우회가 갖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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