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
경애하는 이판석 신부님
존체만중하시기를 빌며「구원의 말씀」강론집을 보내주신 신부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매번 주일미사 강론원고를 쓰시고 훌륭한 책까지 출간하시는 신부님의 사목자로서의 열성에 깊은 치하와 존경을 보냅니다.
사제생활에 있어서 주일 강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선 신자들을 가르쳐야 할 중대한 책임이 있는 본당 신부로서 전 신자들을 상대로 교육할 기회는 주일미사 강론시간뿐이기 때문이며 선교에 있어 가장 중대하고도 민감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어떤 예비신자가 모처럼 큰 기대를 갖고 주일미사에 참례했다가 아무런 준비 없는 서툴고 상식과 예의에도 어긋난 미사강론을 들었다면 큰 실망을 갖고서 돌아갈 것입니다.
신자들의 열심한 전교가 무위로 끝날 염려도 있으니 참으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3백만 신자들 중에는 대학교수, 국회의원, 고급관리, 교육계 인사 등 지식인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부님들의 주일미사 강론은 적어도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강론내용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실제의 경우 낙제강론(?)이 많으니 큰 문제입니다. 어떤 신자들이『본당 신부의 강론은 너무 지루하고 듣기가 싫어서 다른 본당으로 미사참례를 하러간다』는 말을 할 때는 마치 내가 한 것 같이 미안해서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문에 무엇보다도 신학교에서부터 전문가를 초빙해서라도 학생들에게 철저한 설교훈련 교육을 시키는 것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말하는 것도 기술이기 때문에 아나운서들처럼 장기간의 훈련이 요구됩니다.
개신교 목사들은 설교를 잘하는데 천주교 신부들은 강론을 잘못한다는 정평이 예전부터 있는데 부끄러운 일이기에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할 일입니다.
제일 효과적인 쉬운 방법은 이 신부님처럼 원고를 새로이 작성 암기하여 논리 정연한 말을 해야 합니다. 가톨릭대학을 나온 사제들이 논리학적으로 대전제 소전제도 없이 결론만 내세우게 되면 듣는 사람들은 왜 저런 말을 반복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하고 하품만 할 것입니다.
신부님의 본당에 주님의 풍성한 축복이 내리시기를 빌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1993년 3월27일
박동준 신부 올림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