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톨릭교회가 70년간 공산주의에서 벗어난 구소련의 붕괴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파산직전의 경제상황과 혼란한 사회분위기속에도 러시아교회는 젊은 신앙인들로 희망과 젊음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그리스도에 대한 갈망으로 목말라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전 세계교회의 공동체적 지원이 절실한 가운데 러시아 가톨릭교회 방문기를 정리, 소개한다.
● 젊은 신앙인들
「침묵의 교회」가 젊음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모스크바, 성 페테르스부르그 및 소련의 여러 도시에서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을 마주친다. 성 루이 프랑스교회 모스크바본당의 청년미사 시간대인 토ㆍ일요일 저녁 6시30분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다. 전 가톨릭 공동체는 청년합창단에 의해 활력을 얻은 미사에서 함께 만나 기도한다. 유럽지역의 러시아 땅을 관할하는 교구장서리 타테무츠 콘드루시에비치 대주교가 집전한 지난해 성탄미사가 TV화면으로 러시아에서 가톨릭교회가 다시 태어났음을 온 세계에 보여 주었다. 사람들은 미사에 참례한 많은 젊은이들을 보고 놀랐고, 결국 성탄절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참례는 단순히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매주 토요일 성 루이성당에서 15명의 어른이 세례를 받는 것이 하나의 증거다. 또 다른 증거는 1년 남짓 전에 창설되어 용감하고 조용히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하는 청년단체의 서약이다.
● 열악한 사회환경
러시아 도시의 거리를 가노라면 이따금 슬픔과 근심, 절망에 젖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현재의 사회 경제적 상황이 희망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웃음 띤 얼굴을 보려면 교회에 가야한다. 거기서는 공산주의 이념이 믿음과 희망을 분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무신론의 암흑 속에서 깜박인 유일한 불꽃은 가톨릭교회의 젊은이들이다. 75년의 박해 속에서 꾸준히 문이 열린 유일한 가톨릭교회의 성 루이 프랑스 성당에서「보전」되어온 신앙이 역사에서 그리스도의 이름을 지우려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한 자들에 대한 응답이다. 가톨릭교회는 박해로 인한 침묵 속에서 성숙했다.
● 성 루이 교회
우리는 성루이 프랑스 교회에서 바로 젊은이들을 만났다. 1830년에 세워진 이 교회는 여전히 모스크바의 유일한 가톨릭교회다.
슬라바, 라디슬라프 등을 포함한 젊은이들은 18세에서 25세 사이로 그들의 개인적 체험을 열정적으로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길로 성 루이 교회에 도달했고, 얀 신부 지도로 매일 신앙 속에 성장할 수 있는 합창단을 결성하게 되었다. 가톨릭성당에 다니는 것이 그들에게「사회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았다. 문제들이 집과 친구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말씀에 이끌려 여기에 왔다. 그분은 그들의 마음속에 계시며 그들은 가능한 한 그분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했다. 하느님의 말씀은 분명히 그들의 삶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신앙은 그들에게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들중 많은 이들이 체스토코바에 순례를 다녀왔으며, 거기서 1991년 8월 세계 젊은이의 날에 영광스럽게 교황님을 만났다. 빼어난 기타연주가인 슬라바가 작곡한 노래중에『어려움은 많으나, 하느님 당신께서 내 손을 잡아주십니다』라는 가사가 있다. 그는 마시중에 연주되는 거의 모든 노래를 이 합창단의 지도자 라디슬라브와 함께 작곡했다.
그는 여동생의 인도로 교회에 가게 되었고, 몇 달간 그리스도교의 기초를 공부하고 나서 세례를 받았다.
그의 양친은 하느님을 믿지 않았고 그의 누이동생과 자신의 기도가 양친의 회심에 결정적이었다. 주님께서 그에게 양친을 회심시키는 은총을 주셨고 그들은 양친에게 그리스도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말해 주었다. 결국 아무것도 주님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음을 알았다고 슬라바는 말했다.
슬라바의 이야기는 그 단원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공통된다. 열정을 가진 청년들은 실체이고 가톨릭교회와 러시아를 위한 희망만은 아니다. 그들이 동시대인들과 부모들에게 그리스도를 증거한다면 이 순교자들의 땅은 한번 더 새로운 성인들의 땅이 될 것이라고 대주교는 덧붙였다.
● 복음에 대한 갈증
국가의 인정을 받은 모스크바의 성 토마스 아퀴나스 가톨릭 신학대학은 1989년 말에 설립된 후 2년 만에 이름과 함께 소개되었다.
아무도 제2학년도에 3백명(제1학년도에 1백50명)이 등록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베로나에서 32년 동안 성서학을 가르친 이탈리아 출신 몬시뇰 베르나르도 안토니니 학장은 야간강좌를 위해 모스크바 소재 학교 시설의 이용을 요청하고 상황을 개선해야만 했다.
학생들의 약 80%가 엔지니어링, 역사나 물리학 계통의 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했다. 이것은 소위 새로운「지식계급」즉 제일 먼저 공산주의의 억압을 받지 않고 교육받을 수 있는 사람들임을 뜻한다. 이들은 미래의 러시아 사회에서 선봉장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그리스도를 더 잘 알기위해」등록을 했다. 이들은 그 임무가 우리 사회의 핵심부를 다시 세워야 할 사람들이라고 대주교는 말했다.
이 학교는 신학의 3년 과정과 평신도들을 위한 종교공부 과정이 있다. 그 주된 의도는 모든 수준에서 깊이 있는 그리스도인의 양성을 위한 것이다.
교황은 러시아의 교리교육이 어떤지 매우 관심이 많았고, 교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래서 대주교는 모스크바로 돌아와서 교황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해주었다.
이 대학의 목표중의 또 하나는 자선활동 및 사회참여 분야에서 일할 일꾼들을 양성하는 것이며 1년전 모스크바에 창서된 밀라노 출신 안토니오 산티 부제의 지도를 받는 까리따스(Caritas)의 사업과 특별히 관계가 있다.
수많은 어려움 중에서도 신학교는 이미 작은 출판사를 설립해서 몬시뇰 안토니니에 의해 편집된 성서입문서 2천부가 러시아어로 인쇄되었다. 또「진리와 삶」이라는 잡지도 있다.
더 놀라운 일은 장차「라디오 마리아」라는 이름의 방송국도 세울 예정이다.
그리스도교 방송국은 필요하고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하느님에 굶주려있다. 거짓 신화는 무너졌고 사람들은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잘 짜여진 라디오 프로그램은 러시아인들의 문화에 대한 애착 때문에 대단한 호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 이 대학 학장은 말했다.
● 교회의 자선활동
모스크바의 슈퍼마켙이나 상점 앞에서 추위와 싸우며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들어가서 물건을 사기위해서가 아니라「무엇」을 팔려고 거기 있다.
「무엇을 판다는 것」은 빵을 얻기 위해 돈이 있어야 함을 뜻한다고 어떤 젊은이는 말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옛 소련의 식량부족은 극심하다. 중앙집중 경제체제에서 자유시장 경제체제로서의 변화는 70년간의 공산주의가 불모의 유산을 남겼기 때문에 쉽지 않다. 모스크바의 1992년 초 9개월은 식량생산이 평균 22% 감소했다.
자매교회인 가톨릭과 정교회는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체르노빌 어린이, 집 없는 어른들을 돕기위해 합동 프로그램을 짰다.
1991년「자선활동 단체」로 설립된 까리따스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그 책임자는 프랑스에서 창설된 성바오로 베드로회의 이탈리아 출신 안토니오 산티 부제다. 무슨 일이든 함께 노력하고 종이에 계획을 짜기보다는 매일 일어나는 수많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이 때문에 독립국가 연합을 돕기 위해 작년 11월 로마에서 회의가 열렸다.
옛 소련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서로 다르고 모순되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고 산티 부제는 말했다.
서방에서 제공할 수 있고 제공해야 하는 협조와 연대는「한 짝이 되는 것」이다. 이 도움은 동양의 교회들로부터도 와야하고, 한국 가톨릭 공동체와 홍콩의 까리따스와의 접촉은 이미 이루어졌다.
까리따스 사무실은 제3세계 국가들의 이민들과 공산주의 체제 붕괴에 극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참여한 젊은 군인들로 항상 만원이다. 도움을 구하러 아니면 친절한 말 한마디를 듣기위해 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밖에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
러시아와 같은 극적인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수를 헤아릴 수 없고 모든 활동을 낱낱이 설명할 수 없다.
까리따스의 가장 중요한 의무중의 하나는 곤궁한 가족들에게「구호물자 꾸러미」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가능한 경우에는 상호협조하기 위해 정부단체와 공공 봉사단과 연락을 취한다.
가장 시급한 것 중의 하나는 식량원조이고, 그 다음이 어린이와 장애자들을 위한 구호 및 문화 원조이다. 게다가 그들은 전문요원, 특히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개방센터」의 설립을 고려중이다.
<로쎄르바또레 로마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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