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성사는 교회의 일곱 가지 성사중 가장 처음에 받는 성사로서 입문성사라고도 한다. 이 성사는 그 말이 뜻하듯 물로 씻는 예절을 통해 죄를 없애주는 성사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옛날 인간의 조상인 아담과 에와가 하느님의 뜻을 어겨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셨던 초성은혜와 과성은혜를 잃게 되었는데 이것을 원죄의 결과라고 한다. 이 원죄는 인간은 누구든지 예외없이 태어날 때부터 운명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지만 세례성사를 통해 이 원죄에 물든 인간의 죄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씻겨져 새롭게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세례성사에서 사용되는 것이 물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물은 이 세상의 모든 동물 식물에게 생명을 주는 가장 소중한 물질이다. 그리고 물은 온갖 더러움을 씻어주는 정화의 상징이 된다. 이러한 물이 성사에 사용될 때는 인간이 지은 죄의 더러움을 씻어 주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한편 물은 인간에게 생명을 주지만 또한 홍수나 물난리, 해일과 같은 많은 물들은 인간에게 죽음을 가져오므로 또한 죽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뜻에서 물은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다.
구약의 노아홍수 때 물은 노아가족만 남겨놓고 전인류를 멸망시키는 도구였다. 그리고 에집트에서 탈출하여 홍해바다를 건넜던 이스라엘 백성은 죽음을 넘어 새 생명에로 넘어왔음을 깨닫게 되었다. 세례성사는 이처럼 물과 연관된 상징적 의미로 죄로 인한 죽음에서 은총을 통한 새 생명에로 넘어감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례식 때 세려받는 이는 실제로 물속에 잠겨 죽음을 체험하고 물에서 나오면서 새 생명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세례성사는 죄많은 묵은 인간으로부터 순결하고 깨끗한 새 인간에로 넘어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의 한 일원이 되게 해준다. 세례는 또한 겸손의 행위이며 진리에 승복하는 행위이다. 그 옛날 요한이 요르단 강에서 처음으로 세례를 베풀 때,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들어 회개하며 자기 죄를 고백했듯이 세례는 이제까지의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타인을 생각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회심의 행위이다.
예수님은 비록 죄는 없으셨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회개와 하느님의 뜻대로 생활하도록 당신도 요한에게서 세례를 겸손되이 받으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요한의 물세례보다 더 완전한 성사를 이룩하셨는데, 요한은『내 뒤에 오시는 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풀 것이다』(마태3, 11)라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성령과 불의 세례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온갖 이기심과 교만과 사악한 것을 태우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품위있는 행동을 하도록 갖가지 선의 꽃을 피워 줄 것이다.
세례의 이러한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열심한 마음으로 받는다면 물로 상징되는 죄의 더러움을 씻는 행위와 성령과 불로 상징되는 하느님께 대한 봉사와 열정으로 새롭게 태어나 하느님의 자녀다운 생활을 하며 교회내의 다른 성사들을 받으며 깊은 신앙으로 성숙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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