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위원
-노길명(위원장)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최혜영 수녀 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김지영 경향신문 전 편집국장
-강신우 영남일보 전 편집국장
-남승한 법률사무소 바로 대표 변호사
본지는 8월 25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편집자문위원회 제8차 회의를 열고 지난 3개월간 교회 안팎에서 벌어진 현안들에 대해 본지 보도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보도 방향
-노길명 위원장(이하 노 위원장) : 지난 3개월 사이에 국가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며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제주교구와 서울대교구에서는 새 주교가 탄생했다.
특히 올해는 1987년 6월 항쟁 30주년이 되는 해다. 6월 항쟁에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은 물론 각 교구 주교좌성당과 가톨릭센터들은 항쟁의 핵심 거점이 됐다. 6월 항쟁은 한국사회의 인간화와 민주화를 선도한 한국교회의 성과라고도 볼 수 있는데 가톨릭신문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가톨릭신문도 6월 항쟁을 충실히 보도하지 않은 것은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지영 위원(이하 김 위원) : 나 역시 교회 언론이 국가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의 보도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교회 언론이 정권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특정 정권을 비판만 하는 것도 안 되지만 찬양만 해서도 안 된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나서 정권을 대하는 교회 모습이 이전과는 갑자기 바뀌었다.
또 가톨릭신문 보도를 보면 교회 제도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언급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어긋난다. 희망원 사태는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이고 일반 언론에서 후속 보도들이 계속 나왔음에도 가톨릭신문은 보도를 안 했다.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행태다.
가톨릭신문이 교회의 성찰이 필요한 일들을 보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노 위원장 : 한국 가톨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따라서 교회가 스스로 쇄신하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위상 격하를 피할 수 없다. 교회가 스스로를 겸허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강신우 위원(이하 강 위원) : 시민단체가 교회가 운영하는 시설인 희망원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시위를 하는 것은 과거에는 쉽게 상상이 안 되는 일이었다. 이런 부분은 가톨릭신문이 보도를 해야 할 사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병일 편집국장(이하 장 국장) : 교회 내 구체적 사안과 사건을 가톨릭신문이 다루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 사회복지 분야 전반에 대해 총론적인 기사를 싣기 위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운회 주교님 대담을 했다. 천주교 사회복지 사업이 긍정적인 부분도 많은데 부정적인 소수 사건이 부각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최혜영 수녀(이하 최 수녀) :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가 결정됐다. 교회 언론에서 여러 번 기사를 낸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운동은 한동안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서울시장이 몇 번 방문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정권이 바뀌면서 화상경마장도 폐쇄된 것 같다. 교회 힘이 미약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단체의 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교회가 힘을 보태면 시민단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회 고위 성직자들도 시민단체 활동에 공감을 표시하면 좋을 것 같다.
■ 3개월 동안의 지면 평가
-강 위원 : 하절기에 휴가철이 겹쳐서 기사 소재가 부족하다. 그런데도 새 주교님 2분이 탄생하고 아시아 청년대회 등 큰 이슈가 있어서 1면 톱기사는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남북관계를 심도 있게 다룬 기사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예전 기사 경향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새 주교 탄생 기사를 보면 예전 주교 탄생 보도와 큰 틀에서 차이가 없었다. 최저임금 기사에서 교회 내 직장인들의 상황도 함께 언급해 줬어야 했다.
-남승한 위원(이하 남 위원) : 대구 희망원, 인천성모병원 기사를 가톨릭신문에서 보고 싶었는데 못 봐서 아쉬웠다. 서울 서소문성지 개발 기사도 타 신문과 차별화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서소문성지 공사 재개 촉구 서명지 전달 기사에서도 신자들이 정확히 문제를 인식하는지 여부가 드러나지 않았다. 최저임금 문제는 외부 필진 기고로 다루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김 위원 : 옛 관습을 고수하는 것은 보수의 바른 자세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교회 교리에 정면으로 반하지 않는 것은 수용하는 포용성도 필요하다.
광고와 관련해서 광고 윤리에 어긋나는 광고가 일부 있었다. 비과학적인 치료법 광고가 없어진 것은 긍정적 변화다. 결혼중개업체 광고에서 특정 직업군을 우대한다는 문구는 지양해야 한다.
-남 위원 : 제가 보기에도 결혼중개업소 광고에 특정직군 우대 문구는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
-김 위원 : 아시아 청년대회 기사를 보고 느낀 것은 규모 위주의 행사보다는 가치 위주의 행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과 이웃종교 청년들의 연합 행사가 기사 가치는 더 커 보였다.
-최 수녀 : 세계교회 기사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어서 가톨릭신문이 보편교회 소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장 국장 : 가톨릭신문이 중국 신더셔와 UCAN과 업무협약을 맺어 세계교회 소식 전달에 힘쓰고 있다.
■ 하반기 기사 계획 공유
-노 위원장 : 하반기 기사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자. 9월은 순교자성월이어서 기획기사가 나와야 할 것이다.
-장 국장 : 한국교회 순교 영성, 전국 성지 111군데 특이 완주자, 키워드로 만나는 신앙선조 등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노 위원장 : 9월 순교자성월 기획은 다 좋아 보인다. 순교영성을 다룬 국제학술회의가 최근에 열렸고 이와 관련된 기획도 시의적절하다.
-강 위원 : 키워드로 만나는 신앙선조는 기자가 쓰는 것보다 작가나 문학가를 섭외해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나가면 읽기가 수월할 것이라 본다.
-노 위원장 : 10월 묵주기도 성월 기획과 관련해 우리나라 초기 신자들이 묵주기도를 어떻게 드렸는지 다뤄주기 바란다. 순교자 무덤에서도 묵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교회사 전문가로부터 기고를 받았으면 한다. 요즘도 공원이나 지하철에서 묵주기도 하는 분들이 많아서 묵주기도성월 기획은 필요하다. 가톨릭e신문에 대한 평가도 해보자.
-최 수녀 : 페이스북에서도 가톨릭신문 기사를 접할 수 있어 편리하고 가톨릭e신문은 언제 어디서든 지면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 위원장 : 2기 자문위원 구성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
-장 국장 : 1기 자문위원 임기는 2018년 말까지고 2기 자문위원 구성은 1기 자문위원을 보강하는 차원이다. 청년, 청소년 등 젊은 세대 의견을 대변하는 자문위원을 섭외하려고 한다.
-최 수녀 : 청소년 심리학 전공자 같은 분들이 새 위원으로 들어왔으면 한다.
-장 국장 : 차기 회의에서는 가톨릭신문 100주년 기획을 자문위원들과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8차 회의가 8월 25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지영 위원, 노길명 위원장, 최혜영·강신우·남승한 위원, 장병일 국장. 사진 서상덕 기자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