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판 「큰 비 신부님」 들고 남수단 다시 방문한 한만삼 신부
“남수단 선교 사연, 신자들에게 희망 됐으면…”
4년 3개월 선교 체험담 수도자·신자 도움으로 번역
판매수익 아프리카에 후원
7월 8일 남수단에서 신자들과 선교사를 만나고 있는 한만삼 신부(오른쪽).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제공
“우리를 다시 보기 위해 돌아온 신부님은 처음이에요!”
지난 7월 4~14일 수원교구 한만삼 신부(광교1동본당 주임)가 아프리카 남수단을 방문하자 남수단 신자들이 기쁨에 차 말했다. 한 신부가 남수단을 떠난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한 신부의 손에는 남수단 신자들에게 줄 책이 들려있었다. 바로 자신이 남수단에서 선교사제로 살아가면서 체험하고 느낀 것들을 담은 「큰 비 신부님」의 영문판, 「Fr. Big Rain」이었다.
“남수단 신자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그 주인공들, 또 다른 선교사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한 신부는 2008년부터 4년 3개월간 남수단 아강그리알에서 선교사제로 활동했다. 이때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연재한 ‘남수단에서 온 편지’와 선교지에서 쓴 글들을 모아 「큰 비 신부님」을 펴냈다. 선교사제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낸 「큰 비 신부님」은 8000여 부를 찍어낼 정도로 인기를 거둔 책이다. 한 신부는 이 책의 영문 번역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남수단 신자들과 함께했던 이야기들을 그 주인공인 남수단 신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한 신부는 “한국에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가 기억되는 것처럼 남수단에서도 똑같이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해서 영어 번역을 기획했다”면서 “남수단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공부해서 너희와 함께한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300쪽이 넘는 책을 번역하는 것도, 이를 감수하는 것도, 남수단에 갖고 가 선물하는 것도 큰 작업이었다.
영문판 책자는 신부의 뜻에 공감한 유유미(안나·수원 광교1동본당)씨가 번역을 맡고, 로즈메리 부룩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아프리카 케냐)가 감수를 해주는 등 재능기부를 통해 완성할 수 있었다. 한 신부는 “영문판은 내가 아니라 은인들의 도움으로 낸 것”이라면서 “번역과 감수를 기꺼이 해준 은인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 신부는 이번 방문을 통해 「큰 비 신부님」 영문판 20권을 남수단 신자들과 몇몇 선교사들에게도 선물했다. 나머지 책은 남수단에 보내는 선교후원물품들과 함께 발송할 예정이다. 또 구매를 원하는 이들에게 판매하고, 수익금을 아프리카 돕기에 쓸 계획이다.
“영문판 책을 전하고 소감을 들으면서, 한국 선교사제의 느낌과 감수성이 국경을 넘어 인류가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남수단의 신자들에게, 모진 고난을 이겨내는 선교사들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만삼 신부가 펴낸 「큰 비 신부님」의 영문판 「Fr. Big Rain」 표지. 신자와 수도자의 재능기부로 완성됐다.
※구입 문의 031-268-2310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