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원’ 신완식 의무원장, 9년째 노숙인 등 무료진료
“인간 대접 받는 진료라 고마워 하실 때 보람 느껴”
환자 마음 안고 보듬으려 노력
“전인치료 운영 위한 공간 필요”
9년째 노숙인 무료진료소 요셉의원에서 의무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신완식씨.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그만두고 이곳에 부임할 때 정진석 추기경님이 ‘지금까지 학문적으로 환자를 치료했다면 이제는 전인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여기서 무슨 뜻인지 알게 됐습니다.”
2009년 3월부터 요셉의원 의무원장을 맡고 있는 신완식(루카) 원장.
9년째 노숙인을 비롯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신 원장에게도 요셉의원 개원 30주년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요셉의원 진료가 약을 주고 상처를 치료하는 의학적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겉으로는 거칠지만 손을 잡아주고 안부를 물으면 부드러운 마음의 속살을 드러내곤 하지요.”
그는 “전인적 치료란 환자의 마음을 보듬고 안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셉의원에서는 전인적 치료를 위해 인문학 강의, 음악·미술 치료, 영화 포럼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신 원장은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며 열악한 환경을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요셉의원이 있는 영등포역 부근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새로운 고민에 잠겨 있다. 신 원장은 “서울시에서도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새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철거된다면 환자들이 밥이라도 먹어 가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것이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9월 23일 봉헌된 요셉의원 30주년 기념 미사에서 신 원장은 무척 감격스러운 듯 입을 꾹 다물고 눈물을 참는 듯했다. 그는 환자가 “다른 데서는 나를 안 좋게 보는데 여기서는 인간 대접받으며 진료도 받을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할 때 가장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고 선우경식 원장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땀과 사랑이 오늘의 요셉의원을 있게 했습니다. 그 바탕 위에 지금은 훨씬 수월하게 일하며 주님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몇 번이고 감사를 전한 신 원장은 “앞으로 잠비아 방문, 필리핀 의료봉사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할 뜻을 밝혔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