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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찬란 제공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고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라.”
가난한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담은 영화가 10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성 프란치스코’(Brotherhood)는 평화의 사도로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봉헌해온 성인의 삶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해 완성한 작품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공동 제작한 영화라는 면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영화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동료들과 함께 로마에서 수도회 회칙을 구두로 인준 받았던 1209년을 배경으로 한다. 수도회 설립을 인준 받기 위한 과정, 그 중에서도 특히 이들이 겪는 고민과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프란치스코(엘리오 게르마노 분)와 동료들이 교황청에서, 새로운 수도회 설립 인준을 요청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프란치스코가 설립하고자 하는 수도회는 가난과 형제애를 바탕으로 평등한 인간,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수도회다. 하지만 교황청은 “그의 꿈과 이상은 현실과 맞지 않다”면서 “형제가 쓴 규칙은 돼지에게나 맞다”고 거절한다. 그리곤 몇 가지 규칙을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
동료 수도자 엘리야(제레미 레니에 분)는 “가난한 자들을 지원하려면 식량이 필요하다”면서 “가난에 대한 규칙을 수정하자”고 제안한다. 엘리야 수사는 길에 버려진 아이를 데려왔지만 아이에게 줄 음식이 없어 아이가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프란치스코를 강하게 설득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는 그 어떤 이유로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따르는 동료 수사들에게 “우리 삶은 소박합니다. 대단하지 않아요. 주님 보시기에 우린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풀 같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끝까지 가난과 타협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생전에 입었던 누더기 옷과 마지막까지 둘렀다는 허리띠도 그대로 재현됐다. 당시 프란치스코 성인은 ‘길을 떠날 때 속옷 두 벌, 신발도 지니지 말라’는 복음에 따라 종들이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이 옷이 현재 프란치스코회의 수도복이 됐다. 영화 속 수도자들의 허리띠를 자세히 보면 ‘청빈’, ‘순결’, ‘순명’을 뜻하는 3개의 매듭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너그러운 마음과 단순하고 천진한 신앙심, 자연을 사랑하고 겸손한 마음에 공감하는 시간이 될듯하다. 상영시간 87분.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