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와 사제를 나누고 신앙의 열매, 보물을 나눌 수 있게 섭리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교구 피데이 도눔 사제들이 활동하고 있는 마리아미시오네라본당을 관할하는 산티아고대교구 서(西)대리구장이자 교구 성직자·성소자 담당인 갈로 페르난데스 주교는 교구와의 피데이 도눔을 “섭리”라고 표현했다.
페르난데스 주교는 피데이 도눔 사제의 파견이 단순히 선교사 1명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교구와 교구가 형제적 사랑으로 만난 것”이라면서 “피데이 도눔을 통해 한국과 칠레 두 개의 교회가 서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도우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티아고대교구의 신자 수는 400만 명에 달하는데 교구 사제 수는 230명에 불과합니다. 선교사제가 300여 명 있지만, 그래도 사제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데이 도눔 사제들의 활동은 교구 사목 방침을 실현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페르난데스 주교는 “피데이 도눔 사제들은 교구 사제이기 때문에 교구 사정을 더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교구 활동에 참여도가 높아 소통도 잘 된다”고 말했다.
현재 산티아고대교구에는 한국뿐 아니라 콜롬비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지에서 온 20여 명의 피데이 도눔 사제가 활동 중이다. 피데이 도눔의 소중함을 알기에 산티아고대교구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피데이 도눔 사제를 파견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주교는 “복음은 항상 우리에게 가난을 이야기한다”면서 “산티아고대교구도 사제가 많지 않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는 우리도 사제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수원교구 신부님들은 산티아고대교구에 정말 큰 선물입니다. 한국과 칠레라는 완전히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복음을 나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페르난데스 주교는 “한국이라는 새로운 문화권에서 온 신부들과 칠레 신자들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것이 창조되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한국 신부들이 칠레 신자들을 이해하고, 칠레 신자들도 한국의 신앙을 보고 이해하면서 서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자들에게 교회가 칠레만의 교회가 아니라 보편교회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구와 산티아고대교구가 피데이 도눔을 맺으면서 페르난데스 주교에게 생긴 바람은 “한국을 더 많이 이해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수원교구 신부님들과의 만남으로 자신 역시 한국의 소식에 더 귀 기울이고 더 알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면서 “언젠가 칠레의 사제를 한국에 파견해 한국교회에 칠레교회를 알릴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칠레교회가 만날 수 있도록 해준 수원교구에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한국교회에 하느님의 축복이 있으시길 기원하며, 한국교회가 가진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잃지 않고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칠레 산티아고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