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2월 12일 멕시코를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로를 쓰고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전임 교황들과는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터뷰를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 사목방문을 나설 때에도 항공기 안에서 기자들과 스스럼없이 인터뷰를 한다. 이제는 기내 인터뷰가 정례화 될 정도다.
교황은 자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책 서문을 통해 왜 인터뷰를 하는지, 어떻게 인터뷰를 준비하는지 등 인터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자 이제 질문하세요」(Now Ask Your Question)이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교황의 여러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라 치빌타 카톨리카’의 편집장인 예수회의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가 집필했다.
교황은 이 책의 서문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대화’라고 생각하며 따라서 답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황은 “인터뷰는 하나의 대화이지 수업이 아니다”라면서 보통 기자들이 사전에 보내는 질의서도 읽어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대신 실제 대화를 하려는 교황의 의도가 돋보인다.
교황은 “물론 인터뷰 내용이 나쁜 방향으로 해석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사목자로서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으로서 내가 하는 행동은 어떻게든 사목적 가치를 갖게 된다”면서 “내가 이를 감수하지 않는다면 인터뷰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의 인터뷰는 교황의 사목활동을 신자들에게 알리는 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교황에게 인터뷰는 강연을 위해 강단에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기자와의 만남이다. 교황은 “나는 기자들을 만날 필요가 있고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며 편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유명한 신문사 기자뿐만 아니라 작은 잡지사 기자들도 만난다. 교황은 “사실 인터뷰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질문과 이들의 관심사를 들을 수 있다”면서 “이들이 하는 질문에 쉽고 평범한 단어로 ‘즉흥적’으로 대답하려 애쓴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자세는 해외 사목방문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 기자회견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황은 기자들이 무슨 질문을 할지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한다. 교황은 신중하게 대답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응답하기 전에 성령의 인도를 청한다고 밝혔다.
책에는 교황이 수도회 장상들과 한 대화 내용도 들어있다. 교황은 “수도회 장상들에게 일방적으로 연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과 진정한 대화를 하길 바랐다”면서 “나는 대화야 말로 서로가 실제로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교황은 폴란드의 예수회원들과 만나 식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늘날 예수회원들이 해야 할 특별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식별이야말로 오늘날 교회에 필요한 중요한 사명”이라면서 “이를 위해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나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는 교회가 백성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대화하는 방법을 알기 바랍니다. 우리는 예수가 엠마오를 향해 걸어가는 제자들을 ‘인터뷰’한 것 같은 ‘엠마오’의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인터뷰를 오늘날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들과 하는 대화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