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수원교구 창간 10주년] 10살 동갑내기 인터뷰-윤석희 신부/ 오승탁·이소라씨/ 맹용철 총회장
“신앙에 도움되는 정보 가득 담아 모든 교구민이 애독하는 신문되길”
부부 사이 소통처럼 신자들 마음 열리는 소식 전하길
“170명이 4400여 명 공동체로 성장… 이제 ‘성숙’ 위한 노력이 필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교회에서도 10살이면 첫영성체를 통해 성체를 영할 수 있다. 그만큼 10년이라는 시간은 변화하고 또 성장하는 시간이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이하 수원교구판)도 10년이란 시간을 거쳐 오면서 교구의 신문으로 자리잡아왔다.
10년 전 새로운 도전으로 수원교구판이 창간되던 그 해.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한 동갑내기들도 수원교구판처럼 세상 안에서, 신앙 안에서 성장해왔다. 수원교구판 창간 10주년을 맞아 서품 10년차 사제, 혼인 10년차 부부,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본당의 총회장을 각각 만나봤다.
■ 서품 10년차 윤석희 신부
‘예수님 닮은 사제’ 다짐했지만
현실 속에서 어려움 겪기도
첫 마음 되새기려 매순간 노력
꼭 10년 전, 사제품을 받은 윤석희 신부(교구 청소년사목연구소 소장·사진).
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그동안 많이 부족했고, 살아가면서 첫 마음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7년 8월 17일 서품을 받은 윤 신부는 바닥에 낮게 엎드려 순명서약을 할 때 ‘모든 신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제’,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현재 그는 자신의 모습이 첫 마음가짐과 조금 달라져 있다고 고백한다. 살아가면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한결같이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적인 욕심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 욕심은 윤 신부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첫 마음가짐을 흐리게 만들기도 했다.
장곡본당에서 주임신부로 사목할 때에는 종교와 사회 안에서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본당이 법적인 문제로 일 년에 두 번 벌금을 내야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갔다. 서품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극복해나가면서 가장 큰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본당 바자를 비롯해 신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겪은 체험이다. 그가 의지를 갖고 나서자 신자들도 ‘우리 성당’이라는 주체의식을 갖고 적극 돕기 시작했다.
윤 신부는 바로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의 10년에서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첫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목표다.
동갑내기인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관해서도 윤 신부는 “모든 교구민이 애독하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면서 “교구민을 위해 더 많은 정보, 특히 신앙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담긴 기사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청소년 관련 기사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윤 신부는 “저를 비롯해 교구에 있는 많은 신부님들도 ‘우수 청소년 본당 사례’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청소년 사목이 활성화 된 본당이나 새로운 청소년 교육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부분을 다뤄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슬기 기자
■ 혼인 10년차 오승탁(야고보)·이소라(율리아)씨 부부
아이 둘 키우며 위기의 순간들 있었지만
신앙생활·ME 봉사자 활동 계기로 극복
지난 5월 결혼 10주년을 맞은 오승탁(야고보·37·용인대리구 신봉동본당)·이소라(율리아·38)씨 부부(사진)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치열하게 10년을 지냈다”면서 “이제야 조금 여유를 가지고 지난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5년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쉽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육아가 시작되자 쉴 시간도 없어지고 마음의 여유가 점점 없어졌다. 사소한 일이 싸움으로 번졌고 마음의 상처가 늘어만 갔다. 그렇게 곪아가던 부부관계에 전환점이 돼준 것은 바로 신앙이다.
첫 번째 전환점은 둘째를 임신한 결혼 3년차 때 체험했다. 아내 이씨가 남편 오씨에게 세례를 받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이씨는 “둘째를 가지면서 가족과 함께 믿는 종교를 가지고 싶었다”면서 예비신자교리를 받았다. 학생시절에 세례를 받긴 했지만, 차츰 신앙을 잃고 냉담했던 오씨도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 각자의 일을 하느라 바쁘던 일상에 함께 하는 일이, 함께 믿는 것이 생겼다.
두 번째 전환점은 결혼 7년차에 매리지엔카운터 주말에 참가한 경험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다시금 깨달았고, 봉사자로 참여하면서 부부가 함께 일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오씨는 “생각지도 않게 아내를 통해 잊고 있던 신앙을 찾았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10년 동안 저희 부부가 겪은 변화는 하느님의 뜻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회고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부부로 살아온 이들 부부는 앞으로 나아갈 시간들이 더 이상 두렵고 힘든 시간이 아니다. 오씨는 “이제 새롭고 낯선 상황도 하느님의 뜻이라 여기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부부는 동갑내기인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의 창간 10주년을 더욱 반가워했다.
“부부 사이의 소통에서도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하듯이,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도 신자들에게 가까운 일, 신자들을 이해해주는 일을 전한다면 독자들도 마음을 열어주리라 생각합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신앙과 교회가 나와 가깝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신문이 돼주길 바랍니다.”
이승훈 기자
■ 설립 10주년 동탄숲속본당의 맹용철(토마스) 총회장
신도시 가건물에서 공동체 역사 시작
전국에서 모인 신자들 ‘신앙’으로 결속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신자들이 한 본당 공동체에 모이는데 어려움이 없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신앙으로 이를 극복하고 끈끈한 정이 넘치는 공동체로 탈바꿈했어요.”
뒤로는 구봉산의 푸른 소나무 숲, 앞으로는 동탄 신도시의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동탄숲속본당(주임 김태규 신부). 올해 설립 10년된 본당 공동체 구성원들은 서로 배려하며 모자란 것은 채워주고, 단합과 결속으로 똘똘 뭉쳐있다.
하지만 본당의 시작은 작고 보잘 것 없었다. 본당은 2007년 8월 28일 동탄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설립됐다. 당시 170여 명의 본당 신자들은 교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부지를 갖추고 가건물이지만 성당을 마련했다.
본당 10년 역사의 산 증인인 사목회 맹용철(토마스·63·사진) 총회장은 “성당 공사를 할 때가 가장 어려웠다”면서 “우선 성당 건축을 위한 비용 마련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회고했다. 본당 신자들은 꾸준히 건축기금을 봉헌했고, 당시 짊어졌던 부채의 절반 정도는 갚은 상황이다.
현재 본당은 4400여 명의 큰 공동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각지에서 모인 신자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맹 총회장은 “본당은 신자들이 신앙인으로 신심을 다지며 서로 완벽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행사를 통해 본당의 단합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 우리 본당 공동체의 기반을 닦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제 신자들의 내적 성숙과 활성화, 더 나아가 지역 복음화를 위해 나설 때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맹 회장은 동탄숲속본당과 동갑내기인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도 본당과 함께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덕담을 전했다. 이어 맹 회장은 계속해서 교회를 떠나고 있는 20~30대 신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들이 다시 발길을 되돌릴 수 있도록 사목적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에 당부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청년들이 다시 성당을 찾을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랍니다. 교구민의 의견을 모아, 본당에 맞게 청년사목을 활성화할 방안 또한 적극 찾아주길 기대합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