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입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지요. 우리 신앙인들부터라도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인지하고 기도하는 삶, 나누는 삶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교회 내 단체는 물론이고 지역의 복지관, 병원 등을 돌며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웰다잉(well dying) 교육을 펼치고 있는 전성홍(하상 바오로·76·대구 만촌1동본당) 강사. 그는 한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성찰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70~80대 세대들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의 우리나라를 세운 주역들입니다. 형제들은 산업역군으로, 자매들은 자식들을 키우며 가정을 지켜낸 분들이죠. 이들의 노력으로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삶에는 아직 여유가 없습니다.”
전 강사는 자식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한평생 살아온 이들의 관심사에는 ‘자기 자신의 삶’은 늘 배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여생에 대해 깊이 있게 고심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부터 웰다잉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 강사는 교육을 실시하면서 아직도 ‘죽음’이라는 단어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많은 수의 어르신들을 만나게 된다고 전했다. 같은 연배의 어르신들 앞에서 그가 죽음을 이야기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슬픔과 두려움의 감정으로 대표되는 죽음을, 아름다운 죽음, 준비된 죽음으로 전하며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언젠가는 죽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 할 때면 임종을 앞둔 이들에게서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평소 말하지 못했던 ‘고마워, 사랑해’ 등의 표현에 대한 아쉬움을 전해 듣습니다. 늦었다 생각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전 강사는 웰다잉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사소한 일이라도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내가 먼저 실천하라고 이야기했다. 또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미리 유언장과 사전의료의향서를 써두기를 제안했다.
“‘죽음을 당하지 말고, 죽음을 맞이하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차근차근 정리하여,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여생을 기쁘고 활기차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