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랑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새롭게 만듭니다.”
2017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참석한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대교구 보좌주교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추기경(Card.Gregorio Rosa Chavez)은 분쟁을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면서 그 속에서 찾은 평화와 깊은 영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는 분단의 아픔을 지닌 한반도에서 평화와 화해를 건설하는 교회의 역할을 고찰하고 있다”며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진리, 사랑, 정의, 평화 그리고 화해의 증진을 위해서 우리가 겪었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이는 한국교회의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1970년대에 억압이 심해짐에 따라, 군부독재는 더 야만적이고, 게릴라들은 군사 행동을 하는 등 극적인 사회 격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다치고 상처 입었으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스카 아르눌포 로메로 대주교는 매주일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양쪽 모두를 비판하고 회개를 촉구했다. 차베스 추기경은 로메로 대주교가 ‘침묵을 강요당한 이들의 대변자’라고 불리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메로 대주교가 갈등과 분쟁에 침묵하지 않았듯 ‘평화’를 위해 교회 역시 움직여야 함을 강조했다.
“엘살바도르가 내전으로 고통받을 때, 교회는 그들에게 대화의 장을 열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분쟁을 겪는 국가에서 교회는 사명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로메로 대주교님이 살해당하신 후, 아르투로 리베라 다마스 대주교님은 내전을 화재가 난 집에 비유했다”며 “맹렬한 화재 앞에서 희생자들을 구하고, 교회는 대화의 장을 열고, 다시는 화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차베스 추기경은 더불어 평화를 위해서는 ‘화해와 상처의 치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예수님은 증오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랑은 죽음과 폭력보다 강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려고 오셨다’고 하셨다”면서 “전쟁의 기억은 고통과 상처의 역사이지만, 동시에 삶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랑과 용서의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