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열린 제5회 한·일 자살예방 심포지엄에서 자살사별자 카페 운영위원인 김정호씨가 ‘자살생존자의 현실과 요구’를 발표하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주교)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박경근 신부)는 11월 3일 오후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제5회 한·일 자살예방 심포지엄을 열고 자살자 유가족에 대한 지원 방안을 찾았다.
‘자살 사별자, 슬픔 속 희망 찾기’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는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와 자살예방과 유가족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회 안팎 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유 주교는 심포지엄 인사말에서 “교회 공동체는 자살자를 단죄하기보다 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회개와 구원 가능성을 인정하며 그 영혼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면서 “자살 사별자에게도 연민의 마음을 전하고 따뜻이 위로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자”고 말했다.
카마츠 히로키 신부(전 일본 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국 차장)는 주제발표 ‘생명에의 눈빛’을 맡아 “하느님이 독생자를 보내주실 만큼 사랑한 인간이 빛도 버팀목도 찾지 못하고 깊은 어둠 속에서 고통 받으면서도 불행한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지 모른 채 살고 있다”고 자살을 고민하는 이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현대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자살자들이 죽을 수 밖에 없는 막다른 곳까지 내몰리기 때문에 자살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다케모토 료고 스님(일본 정토진종 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에 있어서 종교인의 자사(自死)유가족 지원’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일본에서는 1971년부터 그리스도교 신자에 의한 자사유가족 모임이 시작됐다”며 “2000년대 초부터 불교 성직자들도 자살예방 상담과 자살자 유가족 지원 활동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자살사별자 카페 운영위원은 ‘자살생존자의 현실과 요구’에서 “자살자의 유가족을 피해자로 대우하고 장례절차와 무료 법률 서비스 등 의학적, 심리학적 응급조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