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사랑 혹은 법을 바탕으로 구성된 ‘공동체’와 ‘사회’ 안에서 살아간다. 특히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삼위일체 신비를 원형으로 삼고 있으며, 그리스도인 일치와 친교 또한 ‘성령’의 활동을 근간으로 이뤄진다.
「21세기 동아시아 가톨릭 공동체 영성」에서는 이러한 교회 공동체 영성의 개념과 본질, 발전 및 변화과정 등을 밝힌 논문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전통사회의 공동체 정신과 현대에 구현해야할 바람직한 공동체상 등을 풀어낸 논문도 담겨 있다. ‘소공동체 사목 활성화’에 대한 성찰과 교회법에서 바라본 소공동체, 21세기 교회 공동체 삶에 대한 제언을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과 가르침에 따라 복음화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1990년대 초부터 ‘소공동체 사목 활성화’를 우선적 과제로 실천해오고 있다.
세속화는 신앙과 교회를 공동체가 아닌, 개인적인 영역으로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윤리를 왜곡시키고 상대주의를 확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실을 정화할 수 있도록 ‘구원을 향한’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21세기에 처한 상황을 점검하고 성령께서 활동하는 가톨릭 공동체 구현을 위해 교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은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심상태 몬시뇰, 이하 연구소)가 가장 중점적으로 펼치는 활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지난 2013년 한국교회 ‘공동체·소공동체 영성’의 비전을 제시할 연구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21세기 동아시아…」에 실은 논문들은 이 같은 계획에 따라 3년여에 걸쳐 연구, 집필한 결실들이다. 각 연구논문들은 ‘21세기 동아시아 공동체 영성 전망’을 비롯해 ‘교회의 수도전통과 공동체 영성’, ‘한국 공동체의 위기와 영성’ 등을 대주제로 엮었다. 「21세기 동아시아…」는 ‘2000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 총서’ 두 번째 권이기도 하다.
수원교구 복음화국 지원으로 실시한 이 연구 작업에 참가한 전문 위원들은 심상태 몬시뇰(신학), 고계영 신부(영성신학), 곽승룡 신부(교의신학), 김지호 목사(구약학), 김혜경 교수(선교학), 문영석 교수(종교학), 유희석 신부(선교학), 이현숙 수녀(선교학), 최영균 신부(실천신학), 최인각 신부(교회법), 조유미 박사(토착화신학), 황종렬 교수(교의신학) 등 총 12명이다.
심상태 몬시뇰은 “‘공동체·소공동체’에 관한 연구들이 한국교회의 내적 쇄신, 참다운 섬김과 나눔이 이루어지는 이상적인 공동체 구현에 좀 더 다가가는 이정표가 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나아가 연대를 통한 동아시아 가톨릭 공동체 구현에 도움이 되는 자료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