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필리핀 카비테 지역에 학교 설립하며 도움 호소
“고등학교까지 지어야 하는데 겨우 담만 쌓아…”
서민층 자녀 위한 유치원~고등학교 전 과정 건립 계획
총 건축비 1/5 마련… 수녀 숙소 포기하고 공사 진행 중
필리핀 카비테 지역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과정을 가르칠 학교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아직 땅파기도 못하고 있다.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제공
“보잘 것 없고 가난한 저희들이지만, 가난은 ‘하느님이 우리의 힘’이라는 표시라고 믿으며 여러분들의 도움을 기다립니다.”
교육 현실이 열악한 여러 나라에서 교육 사도직을 수행하는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가 한국의 신자들에게 간절한 도움을 청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은 필리핀 마닐라 인근 카비테(Cavite) 지역에 설립되는 성녀 카르멘 살레스 학교다. 이제 겨우 학교 건립 부지를 마련하고 공사를 시작하려고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건축비에 걱정이 태산이다.
간신히 마련한 10억 원은 총 건축비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수녀들이 머물 주거 공간부터 공사를 보류했다.
수녀회 아시아관구장 강선미 수녀는 “저희들이야 어디서든 어떻게든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교가 다 지어질 때까지 수녀원은 무조건 보류”라고 밝혔다.
카비테 지역은 마닐라에서 약 50㎞ 거리에 있다. 지역 주민들은 최빈곤층은 아니지만 넉넉한 편도 아닌 평범한 서민들이다.
바꼴로드시티(Bacolod City)와 케손시티(Queson city) 등에서 취약 계층을 위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수녀회는 이번에는 필리핀의 서민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과정을 가르치는 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강 수녀는 그동안 필리핀에서의 사도직 활동 경험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빈곤층 자녀들뿐 아니라 평범한 서민 가정의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인간의 기본 가치와 생명, 이웃에 대한 사랑을 배울 때, 다양한 사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녀회는 재정이 열악한 탓에 우선은 초등학교부터 지을 예정이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조금씩 층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다보니 수녀들의 숙소는 언제 마련할 지 기약할 수도 없다.
학교 건립은 이제 시작 단계다. 아직 땅파기도 안했고 겨우 담을 쌓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가난한 수녀들은 두려움이 없다. “가난은 하느님이 우리의 힘이라는 표시”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는 1892년 스페인 부르고스에서 카르멘 살레스 수녀에 의해 설립, 1984년 한국에 진출했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490701-01-182112 예금주 (재)원죄 없으신 마리아 수녀회
※문의 02-941-8913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정릉공동체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