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 스님은 “다른 종교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서 별다른 어려운 점은 없었다”면서 “본질은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님이 왜 그리스도교 영화를 만들었을까. 영화 ‘산상수훈’을 제작한 대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원장)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이에 관해 대해 스님은 “겉으로 드러난 종교의 모습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뜻은 하느님이나 부처님이나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산상수훈’은 마태오 복음 5~7장을 소재로 만든 장편 영화다. 지난 6월 제39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 초청될 만큼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서로 다른 종교를 이해하기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성경을 처음 펼쳐봤다는 스님은 “성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면서 “영화를 보고난 후 주변에서 성경을 펼쳐봤다는 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대중들은 스님이 영화감독이라는 점에도 흥미를 보였다. 스님이 “스스로 깨달은 삶의 본질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쉽게 알려주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영화만큼 이러한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있겠느냐”면서 “영화는 시공간을 초월해 다가갈 수 있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대해 스님은 2007년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시작으로 100여 편의 중·단편 영화를 제작했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영화기구인 유니카(UNICA)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해외영화제에서 수상 경력도 쌓아왔다. 특히 대해 스님은 2012년 단편 영화 ‘소크라테스의 유언’을 제작한 것을 계기로 이른바 세계 4대 성인에 관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뜻을 세웠다고 한다. 앞으로는 부처와 공자를 다룬 영화를 각각 만들 예정이다.
‘산상수훈’에 관해서 대해 스님은 “성경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말고 영화를 봐 달라”면서 “영화를 보면서 순수하게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본질을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화 ‘산상수훈’은 12월 7일 서울, 경기, 인천, 대구, 제주 등 전국 메가박스 50여 개 상영관에서 상영된다. 러닝타임 1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