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신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지에서 상담을 원하거나 미사를 봉헌하고 싶은 신자분들은 연락을 달라”고 강조한다.
“성지 순례를 오기까지, 또 순례지를 걸으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겠어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선 한국인들을 위해 상담을 해주고 미사도 집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외국인도 비신자도 물론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찬우 신부(인천교구 상동본당 주임)는 사목 일선에서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자 무엇을 해야할지 깊이 고민했다. 교회법 학자인 이 신부는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와 인천가톨릭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연구를 하거나 강의를 다닐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신자들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스페인 산티아고로 성지 순례를 가는 한국인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곳에 사제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산티아고로 가야겠다!’
이 신부는 “순례길 마지막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 언어가 통하는 한국인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면 선교적으로도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교회에선 성소자가 줄어 80세가 넘는 사제들도 현장 사목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 그에 비해 젊기도 하고, 동양인이라 더 젊어 보이는 것도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그는 한국인 사제로서는 처음으로 산티아고 현지에 머물며 사목하게 된다. 성지순례의 종착지인 성 야고보 기념 대성당 인근 숙소에서 지내며 미사도 집전한다. 이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대교구 훌리안 바리오(Julián Barrio) 대주교에게 공식 승인을 받았다.
이 신부는 은퇴도 1년 앞당겼다. 12월 30일이면 현 소임지인 상동본당에서 은퇴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43년간의 국내 사목여정을 마무리한다. 이어 2018년 1월 16일엔 스페인으로 떠난다.
“저도 직접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볼 예정입니다. 그래야 순례객들이 어떤 느낌을 갖는지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은 그야말로 ‘무계획’이다. 이 신부는 “지내보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더 오래 머무르고, 아니면 짧게 지내고 올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그동안 바쁜 사목 여정 중에도 다양한 교회 관련 서적과 에세이집을 써온 것처럼 스페인 순례사목에 대한 책도 낼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번역이나 에세이집 정도를 쓸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시는 대로”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스페인에서 신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도 개설했다. “누구든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사제와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으시거나 미사봉헌이 필요하시면, 다음(daum) 카페 ‘산티아고 순례길의 호세신부’(cafe.daum.net/Joseph33)를 통해 연락을 하거나, 성 야고보 기념 대성당 안내소에서 ‘빠드레 꼬레아노 호세’(Padre coreano Jose, 한국인 이 요셉 신부)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