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의정부교구 일산 백석동성당에서 열린 ‘사형제도 폐지 기원 생명 그리고 이야기 콘서트’를 관람 중인 관객들.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둔 12월 15일 오후 의정부교구 일산 백석동성당에서는 의미 있는 몸짓들이 연출됐다.
우리나라에서 사형 집행이 중단된 지 20주년(12월 30일)을 앞두고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위원장 김형태)가 마련한 ‘사형제도 폐지 기원 생명 그리고 이야기 콘서트-평화를 말하다 생명을 노래하다’에 함께한 이들은 생명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가슴 깊이 되새겼다.
이날 행사에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를 비롯한 교구 관계자들과 ‘사형수들의 대모’ 조성애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수녀회), 김형태 변호사 등 삶과 죽음이 수시로 교차하는 일선 현장에서 사형제도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이 함께해 마음을 모았다.
이기헌 주교는 이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하느님 모상인 생명을 존중하고 보전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라고 강조하고 “화해와 용서를 통한 생명 선택은 참 생명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는 맞갖은 모습”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이 생명 넘치는 세상을 열어 가는 데 앞장서길 호소했다.
가수 이상은씨가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있다.
성가소비녀회 수녀 합창단이 꾸민 무대로 본격적인 막이 오른 이날 콘서트에는 가수 백자, 가수 이상은씨 등이 잇따라 올라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저자 공지영(마리아) 작가는 “사형제는 찬반 문제가 아니고 문명국가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라며 “인권의식을 지니고 재소자를 대할 때 재범률이 낮아진다”며 인권을 바탕으로 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야기손님으로 함께한 금태섭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법 감정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법 감정에만 매달려 더 이상 사형제도 폐지를 미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공동체가 건강하게 회복되면 범죄를 꿈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지난 2008년부터 전국 각 교구를 순회하며 ‘사형제도 폐지 기원 생명·이야기 콘서트’를 열어 생명 수호의 외침을 확산시켜오고 있다.
이야기손님으로 초대된 금태섭 국회의원(왼쪽)이 공지영 작가(가운데) 등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사진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