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15~21일 칠레·페루 사목방문
자비의 순례 떠나며 “핵무기 폐기 돼야”
원주민들과 고아원 등 소외계층 만나 위로
출발 기자회견에서 핵전쟁 위험 재차 강조
1월 15일 칠레 산티아고 국제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함께 걸으며 환영을 나온 군중에게 미소 짓고 있다. CNS
“복음의 기쁨 순례자로 여러분에게 갑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5~21일 칠레와 페루 사목방문에 나섰다. 즉위 이후 6번째 중남미 사목방문이다. 교황은 이번 사목방문에 앞서 발표한 메시지를 통해 ‘복음의 기쁨’과 ‘하느님의 자비’를 강조했다.
교황은 1월 15일 오전 8시(로마 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오 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5시30분(칠레 현지시간) 칠레에 도착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부 관리, 칠레 주교회의 의장 리카르도 에자티 안드레요 추기경이 교황을 영접했다. 칠레에서도 신자들은 길목마다 줄지어서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은 이튿날인 16일 오전 대통령궁에서 칠레 정부 관리와 외교사절, 시민사회 관계자를 만나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어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또 산티아고의 오히긴스 공원에서 칠레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 뒤, 산티아고 외곽 여성교도소를 방문해 여성 수용자들을 위로한다.
교황은 18일까지 칠레에 머물면서 인디오 원주민들과 청년들을 만날 예정이다. 18일에는 이키케로 해변에서 대규모 군중과 미사를 봉헌한 뒤 페루 리마로 향한다.
18일 저녁 페루 리마에 도착하는 교황은 19일에는 푸에르토 말도나도로 이동해 아마존 원주민을 만나고, 고아원 등을 방문한다. 이어 리마로 돌아와 페루 정부 관리와 외교사절, 시민사회 관계자와 회동한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교황은 21일까지 페루에 머물며 후안차코 해변 미사, ‘기적의 루르드 성모 성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라스팔마스 공군기지에서 대규모 군중미사를 봉헌한 뒤 로마로 돌아온다.
한편 교황은 15일 칠레 산티아고로 향하는 비행기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폐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교황은 ‘핵전쟁을 우려하고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진짜 두렵다. 우리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한 번의 실수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교황은 전 세계에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며 “우리는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핵무기는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기내에서 기자단에게 미국이 지난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뒤 찍힌 한 일본인 소년의 사진도 나눠줬다. 교황은 핵폭격으로 동생을 잃고 화장 순서를 기다리는 이 일본인 소년의 사진을 2018년도 새해 연하장에도 사용했다.
이어 교황은 기자단에게 “한 장의 그림이 수천 마디의 말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잘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