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세계 이민의 날 기념미사 주례
“두려움 대신 존중과 관대함으로 이주민 환대하자”
편견 없는 다양성 수용 강조
각국 난민 초청 함께 미사
내년부터 세계 이민의 날
9월 둘째 주일에 지내기로
1월 14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세계 이민의 날 기념미사에서 한 가족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예물을 봉헌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이방인’, 즉 이주민과 난민이 불러일으키는 충격을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공포감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지 않는 것은 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제104차 세계 이민의 날 기념미사를 주례하고, ‘이방인’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이 공포감이 ‘이방인’에 대한 환대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우리는 이주민과 난민들을 존중과 관대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의심에서 오는 그러한 두려움은 타당하며 충분히 이해된다”면서도 “그런 두려움은 죄가 아니지만 타인, 나와 다른 사람, 이웃을 마주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죄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 두려움이 우리의 반응을 결정하고 선택을 제한하고 존중과 관대함을 타협하게 하고 적개심과 거부반응을 부추기는 것도 죄”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사에는 현재 로마에 거주하고 있는 난민들도 초청됐다. 60여 개 국에서 온 이들은 모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미사에 참례했다. 이들은 각자의 언어로 보편지향기도를 하고, 예물을 봉헌했다.
교황은 “새로운 장소에 막 도착한 이주민과 난민 역시 대립과 편견, 실패와 같은 공포감을 느낀다”면서 “지역 사회는 새 유입자들의 두려움과 취약성은 물론 그들의 희망과 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편견 없이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과 난민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우선적 사목대상이며, 가톨릭교회는 성 비오 10세 교황 때인 1914년부터 세계 이민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한편 교회는 내년부터 9월 둘째 주 주일에 세계 이민의 날을 기념한다. 교황은 올해 기념미사 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삼종기도를 주례하면서 ‘사목적 이유’로 ‘세계 이민의 날’ 날짜를 바꾼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세계 이민의 날은 9월 8일이 된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2억5800만 명이 모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 이는 난민과 망명자 2600만 명을 포함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