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
함께 봉사하던 분들과 자주 나누던 성경구절입니다. 이 구절을 통해 또 다른 많은 경로를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단어를 주변에서 많이 접했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그리스도의 향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성경공부과정 중에서 그리스도의 향기에 대해 최근 다시 알게 되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내용을 꼭꼭 제 마음에 담아두고 실천하며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나누기 위해 부족하지만 제가 배우고 느낀 부분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리스도인, 곧 견진의 도유를 받은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과, 그분이 가득히 지니신 성령의 충만에 더 깊이 참여함으로써 삶 전체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게 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전에는 특별한 누군가만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봉사를 하면서 이 말씀을 나누면서도 마음속에 ‘내가 과연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란 무거움과 두려움이 공존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공부 중 나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지니게 된 향기를 주위로 더 많이 풍기게 하기 위해서는 “더 깊이 참여함으로써”라는 하나의 조건이 더 붙는 것 같습니다. 같은 날 공부했던 내용에서는 이 조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국 청년성서모임 대표자 연수 자료집에서 ‘세속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평신도가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고 하느님이 부여하신 왕다운 사제직에 참여할 수 있는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능한 한 자주 미사를 참례하고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경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평신도주일에만 아주 가끔 ‘평신도’라는 단어와 그 역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들은 저를 반성하게 했고 가슴 뛰게 했습니다. 견진의 도유를 받은 저는 제가 생각하기도 전부터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고 있는 존재였고, 비록 부족하지만 매주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통해 힘을 얻고 있었으며, 그 힘으로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더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며 살아가는 멋진 분들이 있습니다. 또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멋진 분들도 있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며 제가 다짐한 것은 이런 이들과 더 많이 함께하며 저부터 그리고 제 주변부터 그리스도의 향기가 가득하게끔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분명 제 마음 그리고 그렇게 향기가 퍼져가는 모든 곳에 하느님의 나라가 더욱 커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