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핵발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신부)는 1월 23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핵폐기물의 위험성과 재처리의 무모함’이라는 주제로 제29회 가톨릭 에코포럼을 열었다.
사와이 마사코(澤井正子·65)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Citizens’ Nuclear Information Center) 연구원이 발제를 맡은 이번 가톨릭 에코포럼은 핵발전과 관련한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신자와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열기 속에 진행됐다. 사와이 연구원은 1월 18~19일 대전에서 열린 탈핵활동가대회 참석 차 방한했다.
그는 먼저 핵발전의 위험성에 대해 “핵발전은 생산하는 에너지만큼이나 많은 ‘죽음의 재’를 품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고리핵발전소 1기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5000개를 품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핵발전소 안전을 규율하는 기준치나 규제치는 사고가 나지 않았을 때만 의미가 있을 뿐 일단 사고가 나면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하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사와이 연구원은 “핵발전소와 인접해 있는 영국과 프랑스 해협에 방사능 오염이 매우 심각한 것은 핵폐기물을 그대로 바다에 흘려 버리기 때문”이라며 “핵발전소에서 버려지는 방사성물질은 기체나 액체다 보니 고체와 달리 일정한 형체가 없어 외부에 버려도 사람들이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핵폐기물 재처리는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방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처리공장을 추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폐기물은 수명이 길고 독성이 높은데다 바다에 한 번 버려지면 세계 바다를 따라 이동하면서 바다를 오염시킨다”고 말했다.
사와이 연구원이 25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은 1975년 9월 일본 내 반핵 지역단체들이 전국적 연계를 위한 공동 자료실 기구로 출범한 단체로 핵관련 아시아 최고 싱크탱크다. 백종연 신부(서울 환경사목위 부위원장)는 포럼 인사말을 통해 “한국에서 핵발전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핵발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이들이 많아 오늘 포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