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카나혼인강좌’… 예비부부에게 알려주는 행복한 결혼생활 방법은
함께 기도하고, 같은 곳을 보고, 서로 사랑하라
매월 2·4째주 주일에 예비부부 위해 실시
생명·가정 중요성 가르치는 강의 내용에
냉담자·비신자도 찾아오는 경우 많아
카나혼인강좌에 참가한 예비부부들
“이 시간 저희와 함께 계시는 주님…, 혼인을 통한 저희의 깊은 일치와 사랑 안에 참 행복이 있음을 깨닫고 간직하게 하소서.”
1월 28일 교구청 지하대강당. 혼인을 앞둔 예비부부 34쌍이 손을 꼭 잡고 기도했다. 교구 복음화국(국장 이근덕 신부)이 주관하는 카나혼인강좌의 모습이다.
카나혼인강좌는 혼인에 관한 교회 가르침과 생명과 가정의 중요성, 행복한 혼인생활을 위한 노하우 등을 교육하는 강좌다. 한국교회는 혼인성사를 앞둔 예비부부들이 반드시 이 강좌를 듣고 혼인을 준비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동안 사귀면서도 알지 못했던 예비배우자의 모습들을 알게 됐어요.”
“결혼 후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더 성숙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혼인강좌는 ▲함께 나누어보는 서로의 속마음 ▲함께 만드는 행복한 부부생활 ▲함께 맞이하는 소중한 생명과 가정 ▲가톨릭교회 안에서의 혼인성사와 절차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예비부부들의 인기를 끈 것은 ‘함께 나누어보는 서로의 속마음’ 강의였다. 이 강의는 내가 아닌 예비배우자의 ‘이력서’를 쓰고 상대방에 관한 15가지 질문에 답해 나가면서 서로에 관해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다.
이날 강좌에 참석한 이승진(요셉·30·평택대리구 세마본당)씨와 신윤경(히야친타·28·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씨 예비부부는 “서로의 좋은 면만 보고 단점에 관해서는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강좌를 통해 서로의 단점도 이해하고 서로 해주길 바라는 점도 알게 됐다”면서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앞으로 부부로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혼인강좌에는 비신자나 냉담신자들도 많이 참석한다. 매월 2, 4째주 주일에 실시하는 강좌에는 매번 비신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신자인 예비배우자를 따라 강좌를 듣는 경우도 있고 예비부부 모두 비신자임에도 교회의 혼인강좌가 좋다는 평을 듣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유아세례 후 냉담 중이라는 정인직(알베르토·34)씨와 최경이(28)씨 예비부부도 여러 교육 과정을 찾다 이번 강좌에 참석했다.
정씨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고, 부부 간 대화와 갈등 극복법 등이 앞으로 혼인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혼인강좌를 계기로 냉담을 풀고 예비배우자도 세례를 받기로 했다”면서 “세례를 받고 신자로서 다시 강의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1월 28일 카나혼인강좌 중 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정진만 신부가 교회 안에서의 혼인성사와 절차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강의 참가자들에게는 꾸준히 호평을 얻고 있는 반면 해마다 혼인강좌 수강자 수는 줄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017년 혼인강좌 수강자는 840쌍으로 2016년보다 80쌍 가량 줄어들었다. 또한 혼인성사의 중요성을 모르고 사회혼만 했다가 혼인장애에 걸려, 기혼임에도 혼인강좌를 받고 성사를 준비하는 부부들이 매 강좌에 빠짐없이 신청하고 있다.
복음화국 부국장 강희재 신부는 “통계를 보면 교회 내 혼인 적령기 청년은 늘고 있지만, 혼인강좌 신청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신부는 “그동안의 주일학교, 청년교육 프로그램에 혼인성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커리큘럼이 빠져 있어서 혼인성사의 존재도 모르는 청년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자연스럽게 교회공동체 안에서 혼인성사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구 혼인강좌는 혼인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혼인강좌 홈페이지(family.casuwon.or.kr)에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31-247-6242 교구 복음화국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