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장 기도생활
1, 기도의 표현
새 교리서는 여기서 기도의 여러 형태에 대해 설명한다.
기도는 마음 속에 있지만「말」로 형태를 취한다. 예수님께서도 기도할 때 할 말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셨다. 육체의 동작을 감정과 연결 짓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속한다. 음성기도는 무엇보다 먼저 회중의 목소리를 합쳐야 할 필요성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혼자서 기도하고 싶은 사람도 자신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자연스럽게 입술로 옮기는 것이다.
또 다른 형태의 기도는 묵상기도이다. 묵상기도는 특히 하느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며 이에 응답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세 번째 형태의 기도로 새 교리서는 관상기도를 들고 있다.『관상은 예수님께 고정시킨 신앙의「눈길」이다. 그분께서는「나는 그를 바라보고 그는 나를 바라본다」고 감실 앞에서 기도하는 당신의 성인, 아르스의 시골본당 신부에게 말씀하셨다』(2715).
이것은 음성기도나 묵상과는 구별되는 기도방식이다. 여기서는 기도하는 사람이 어떤 내적 활동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단지 주님의 현존 앞에 머물게 해주는 하느님의 은총에 자신을 내맡긴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720> 교회는 신자들에게 매일기도, 시간의 전례(성무일도), 주일미사, 전례주년의 축일 등 규칙적인 기도를 권고한다.
<2721> 그리스도교적 전통에는 기도생활의 세 가지 주요 표현 즉 음성기도, 묵상 및 관상이 있다. 이것들은 마음의 집중을 공통점으로 하고 있다.
<2722> 음성기도는 인간 본성 안에서의 육체와 영혼의 일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당신 아버지께 기도드리시고 당신 제자들에게「주의 기도」를 가르치시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마음의 내적 기도에 육체를 연결시킨다.
<2723> 묵상은 생각, 상상, 감정, 소망을 이용해 기도하며 탐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고려의 대상이 되는 것을 자신의 생활의 현실과 비교하여 신앙 안에서 자기 것으로 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724> 관상은 기도의 신비의 단순한 표현이다.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신앙의 눈길, 하느님의 말씀을 들음, 무언의 사랑이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신비에 우리를 참여시키시는 데 따라 그리스도의 기도와의 일치를 실현한다.
2, 기도의 투쟁
특히 기도가 우리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은사에서 나오는 것임을 잊어버리면 기도하기가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현대의 효율지상주의적 사고방식은 기도를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기도의 체험 자체에서 무미건조함과 권태를 맛 보기도 한다.
물론 기도는 끊임없이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 기도를 가로막는 분심으로부터 영혼은 끊임없이 자신의 밑바탕으로 돌아와 거기서 겸손되이 주님을 찾아뵈올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생활의 역경 또한 기도의 밑바탕에 있는 자녀다운 신뢰를 시험한다. 하느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다는 느낌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흔들어 놓는다. 이럴 때는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되살려야 한다.
『성자의 마음은 성부께서 좋아하시지 않는 것은 찾지 않거늘 어찌 양자들의 마음이 선물을 주시는 분보다 선물에 애착을 느낄 수 있을까?』(2740)
예수께서는 우리 대신 우리에게 유익이 되도록 우리를 위해서도 기도드리신다.
우리의 모든 청원은 십자가 상에서의 그분의 외침 한 번으로 영원히 거두어들여졌고 아버지께서 그분의 부활 안에서 들어주셨다』(2741).
돌아가시기 전 최후만찬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오랜 기도는 형제들을 위해 자신을 아버지께 봉헌한 당신의 전 생애를 요약하는 것이다.『이 빠스카적이며 희생적인 기도에서 모든 것이, 즉 하느님과 세상이, 말씀과 육이, 영원한 생명과 현세가, 헌신적인 사랑과 그것을 배반하는 죄가, 함께 자리하고 있는 제자들과 그들의 말을 통해 그분을 믿게 될 사람들이, 굴욕과 영광이 그분 안에「하나가 된다」』(2748)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기도에 혼연히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영적 생활의 토대를 이루게 된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752> 기도는 우리 자신에 대항하는, 그리고 악마의 술책에 대항하는 노력과 투쟁을 전제로 한다. 기도의 투쟁은「영적 투쟁」과 서로 떼어놓을 수 없으며 늘 그리스도의 영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필요하다. 기도하듯 생활하므로 생활하듯 기도하는 것이다.
<2753> 기도의 투쟁에 있어서 우리는 그릇된 관념, 다양한 사조, 우리의 실패 체험과 맞서 싸워야 한다. 기도가 쓸모 있는지, 심지어 기도를 할 수 있는지조차 의심을 품게 하는 이러한 유혹들에 대해서 겸손되이 신뢰심을 가지고 끈기 있게 대응해야 한다.
<2754> 기도의 실천에 있어서의 주된 어려움은 분심과 무미건조함이다. 이에 대한 치유책은 신앙과 회심과 마음을 보살핌에 있다.
<2755> 두 가지 잦은 유혹이 기도를 위협한다. 그것은 신앙의 결핍과 나태이다. 나태는 금욕을 소홀히 함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일종의 의기소침이며 실망에 이르는 것이다.
<2756> 자녀다운 신뢰는 우리의 기도가 항상 들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가질 때 시험에 놓이게 된다. 복음은 우리에게 우리의 기도가 성령께서 원하시는 것과 일치하는지 스스로 물어보도록 권한다.
<2757>『끊임없이 기도하시오』(1 데살 5, 17) 기도는 항상 가능하다. 아니, 그것은 절대로 필요하다. 기도와 그리스도인 생활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
<2758> 예수님의 시간의 기도는 마땅하게도「사제적 기도」(요한 17장 참조)로 불리우거니와 창조와 구원의 경륜 전체를 하나로 합친다. 그것은「주의 기도」의 숭고한 청원들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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