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유대아의 지도자 대표들과 예수의 교도권에 대한 토론을 하신 것은 화요일이었다. 오늘 이어지는「두 아들의 비유」이야기는 같은 날, 같은 상대와 주고받은 대화이다.
비유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두 아들을 각각 불러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는 분부를 한다.
한 아들은 예하고 대답만 하고 실제로 일하러 가지 않았다. 또 한 아들은 싫다고 대답하고 나서 거역을 후회하고 일하러 갔다.
이 두 동기 중에 누가 아버지의 뜻에 맞는 아들이겠는가 라는 것이 예수의 질문이었다.
사리에 맞는 대답은 나중에 언급된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받든 사람이다. 여기서 두 아들은 물론 하나는 형이고 또 하나는 그 동생이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첫번째로 불린 아들이 형이고 두 번째로 불린 아들이 동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문에는 형이나 동생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첫째, 둘째로 되어 있지만 이것은 불린 순서를 말하기보다는 자연 서열에서의 첫째 둘째를 말한다.
그런데 이 비유 이야기가 일으키는 문제는 우리가 읽는 성서에는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의 아버지의 분부에 대한 태도가 뒤바뀌었다는 데 있다. 즉, 첫째는 처음에는 싫다고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포도원으로 갔고 둘째는 예라고 대답은 해놓고 실제로는 일하러 가지 않았다. 따라서 아버지께 순종한 장한 아들은 첫째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모든 성서(개선교판, 공동 번역판, 200주년 기념 성서판. 옛날의 사사성경)가 다 이 순서를 따랐고 서양서 사용해온 라틴어 불가따 성서와 유명한 예루살렘 성서까지도 같은 순서를 따르고 있다. 이 경우 주해하는 데 여러 가지 억지스러운 해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비유의 결론에서 가르치는 바와 같이 유태인들보다 세리나 죄인들이 먼저 하늘나리에 들어간다.
예수님의 말씀에서 유대아인들은 하느님의 불림을 먼저 받았고 그들이 배척하는 세리와 죄인들은 후에 불림을 받았다. 그래서 예수를 믿지 않고 배척하는 유대인들을 향하여 누차「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된다」고 경고하셨고 유명한 탕자의 비유에서 맏아들은 집에서 일을 잘하는 것 같지만(율법은 잘 지키지만) 마음은 딴 곳에 두고 있었고(아버지를 믿기보다는 유산에 마음이 있었다), 작은 아들은 처음에는 방황했으나 종국에는 아버지를 믿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돌아와 환대를 받는다. 여기서 첫째는 형이며, 유대아인들 특히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가리키고 둘째는 동생이며 세리와 죄인들을 가리킨다.
「잔치 초대손님」의 비유에서도 먼저 불린 사람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며 나중에 불린 사람들은 막 살던 서민층을 가리키며 그들은 최후 잔치상에 손님 대접을 받는다. 이렇게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역설적인 이치는 하느님의 구세사의 역사적 전개 법칙으로 되어 있다. 사도 바오로도 이 점을 강조하면서 구원은 먼저 유대아인들에게, 그리고 후에 이방인들에게 제시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오늘 비유에서도 하느님의 선민을 자처하던 유대아인들은 율법을 입으로 부르짖으면서 하느님이 보낸 요한이 올바른 길을 가르칠 때에 그 말을 듣지 않았고 하느님의 아들이 와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이를 거부하였다.
그러나 세리와 창녀들은 과거를 뉘우치고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나라에 먼저 들어가고 있다. 이로써 본다면 우리의 비유에서 먼저 번 사람은 맏이이고 그는 유대아인들을 가리키며 나중 사람은 세리와 죄인들이 틀림없고 이 경우 첫째는 불순종하는 큰 아들이며 둘째는 순종하는 동생이다.
그러면 왜 우리 성서에는 내용이 뒤바뀌었는가. 그것은 원문 비판학의 문제로서 첫 번째 아들을 순종하는 사람으로 하는 원문 사본과 첫 번째 아들을 불순종하는 사람으로 하는 원문 사본이 있고 이 두 종류의 사본들의 수가 각각 많은 수가 있어서 그 어느 것도 결정적으로로 채택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현행 성서의 사본들이 먼저 교회에서 사용되어 오늘날까지 전통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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