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 합포구 교방동 356-6번지. 얼굴도 몰랐던 남남들이 한데 어우러져 사람의 온기가 넘치는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한울타리 공동체는 불가능을 극복하는 사랑의 무한한 힘을 체험하고도 남는다.
결손가정의 자녀나 무의탁 청소년들이 가정의 행복을 만끽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한울타리 공동체에는 현재 봉사자 2명과 여중 3학년생인 송이(미카엘라)와 초등학교 6학년인 숙이(예비자), 그리고 7월에 식구가 한 명 더 늘어 모두 5명이 함께 살고 있다.
언니 송이와 동생 숙이는 각자 판이한 환경에서 생활한 탓에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서 말도 잘 못붙이다가 이제는 친자매처럼 가까워져 사랑의 다툼을 벌일 정도로 친숙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집의 막내인 숙이는 집안의 재롱둥이로서 웃음을 선사하는 장난꾸러기이다. 친화력도 좋고 성격이 외향적이라 몇 개월 전에 전학왔지만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있다.
활기 차고 항상 미소가 넘치는 얼굴을 되찾아가고 있는 숙이는 무엇보다도 1년 가까이 집안 형편으로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 다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출신으로 올해 중학교 졸업반 언니 송이는 재롱둥이 송이의 싸움 상대이자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숙이만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상담자이다.
시골에서 도시로 갑자기 전학하는 바람에 도시 친구들의 실력을 따라가기가 어렵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점차 공부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골의 항상 여유 있는 버스를 타다 몸도 가누지 못하는 만원버스는 그래도 송이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사회 사업가가 되어 사회에 봉사하거나 아픈 이들을 돌보는「백의의 천사」가 되는 게 장래 소망이라는 숙이는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야무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언니 송이 역시 하루 빨리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 은혜를 베푼 은인들께 보은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정성으로 후원해주신 모든 은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면서 현재의 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은 실력이 못미치지만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 유치원 교사가 되는 것이 어느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은 송이의 마음 깊이 간직한 소망이기도 하다. 한울타리 공동체의 실무 책임자이며 송이와 숙이의 언니와 엄마 역을 수행하고 있는 동정녀 정혜수(세레나ㆍ37세)씨는 사랑이 넘치고 웃음이 만발하는 작은 가정을 꾸리기에 너무나 벅찰 때가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동정녀가 자녀들의 상담자요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세레나씨는 항상 든든하고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는 고충이 크다고 한다.
아침 6시면 어김없이 기상, 아침기도를 드린 후 일과를 시작하는 한울타리 식구들은 피곤할 때면 기도를 권할 때도 종종 있지만 떨어져 있는 형제자매들에 대한 안녕을 기원하는 일은 습관화된 지 벌써 오래다.
아침 6시 기상과 더불어 시작되는 일과는 식구들의 철저한 가사분담 체제를 이루고 있다. 막내의 늦잠과 게으름은 언니들과 엄마 세레나씨를 피곤하게 하지만 그럴수록 너그러운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무의식 중의 양보심은 한울타리 공동체를 더욱 든든하게 엮어주고 있다.
그러나 엄마요 언니요 이모 역할을 하는 세레나씨는 매사가 너그럽고 자애롭지만은 않다. 특히 막내 숙이의 경우 학교 공부를 게을리할 경우 엄하게 훈육하고 있다.
숙제를 하지 않거나 공부에 관심을 전혀 쏟지 않고 놀이에만 몰두하면 세레나씨는 호랑이 같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돌변, 숙이를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세레나씨도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관심과 생각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본의 아니게 세대 차이를 느껴야 한다. 그래서 세레나씨는 요즘 청소년들의 기호와 습성을 익히느라 자신만의 여유를 찾기가 너무도 힘이 든다고 털어놓는다.
『현재 내가 알고 있는 몇몇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가정을 꾸려오고 있지만 5명의 식구가 생활하기엔 모든 것이 부족하고 힘들다』는 세레나씨는『일용할 양식을 내려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신뢰하며 내일 걱정은 내일로 미루자는 담담한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삶의 고충 한 부분을 털어놓으면서『한 사람 한 사람은 부족하기 그지 없지만 서로 사랑으로 어우러져 가족의 따스한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하나의 기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우리들의 소외된 자녀들에게 가정 안에서 인간으로서 존중 받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행복의 터전 한울타리 공동체는 한없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피어나는 사랑의 샘처럼 행복한「제2의 가정」을 이루고 있다.
※ 도움 주실 분=(0551)45-6767, 마산시 교방동 주공APT 12동 203호 한울타리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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