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레지오의 선서문 (교본 71~73쪽)
레지오의 선서문은 정규 레지오 단원으로 등록되기 위해 성모께 의탁하면서 성령께 봉헌하는 기도문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선서문에 대한 개요와 선서문 해설로 나누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1. 선서문 개요
레지오의 선서문은 성령신심과 성모신심을 결합시킨 기도문이다. 프랭크 더프는 언젠가 성신강림 대축일에 맞추어 멜러리 산에 있는 시토회 봉쇄 수도원에서 지냈다. 그곳은 그가 교본 초안을 작성한 곳이기도 하였다. 그는 성신강림 대축일에 갑자기 레지오 조직 체계 안에는 선서제도가 있어야 하며 그 선서는 반드시 성령께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은총의 중개자는 성모이지만 은총을 베푸시는 분은 성령이기 때문이었다(교본 29장, 2백17쪽 참조).
그는 레지오에 맞는 선서문을 만들어 1933년 2월 13일에 교회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을 본받아 성령께 전적으로 의탁하고 성령께 대한 봉헌을 가끔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레지오 선서문을 단원의 사사로운 신심행위에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아치에스나 다른 행사 때의 봉헌행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교본 10장, 69쪽 참조).
프랭크 더프는 자신의 성령신심이 성모신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하면서『우리는 성모로부터 그분의 배필이신 성령께로 향해야 한다. 성모가 계신 곳에 성령도 계신다. 성모는 성령의 활동을 밖으로 보이게 하는 분이다』(Vi-ctory through Mary P. 225)고 하였고『레지오는 선서문을 통해 성숙하게 되었다』(상계서 3백90쪽)고 하였다.
그는 또한 선서문을 통해 단원들이 성령신심과 성모신심이 결합된 신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 입단식 때『마리아를 통하여 성령을 간구하는 레지오 단원들은 성령의 은혜를 풍부히 받을 것이다』(교본 73쪽)고 하였다.
레지오의 선서문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가 지은 봉헌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몽포르의 성인에 의하면 신자로서의 가장 중대한 선서는 세례 때의 선서이다. 마귀를 끊어버리고 하느님만 믿겠다고 약속한 것을 신자들은 잘 지키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완전한 성모신심은 세례 때의 서약을 갱신하고 성모를 통해 예수께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참된 신심 1백20항:마리아의 비밀 28항 참조).
그런데 신자들은 이 성인이 제시하는 봉헌문에는 몸을 움츠리지만 그와 같은 정도의 봉헌을 요구하는 레지오 선서문은 거리낌 없이 낭독한다(F. Duff 전계서 4백66쪽 참조).
레지오의 선서문은 그리스도교 문학 작품에 있어서 성령과 마리아 그리고 사도적 정신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지닌 걸작품 중의 하나로 여겨져왔다. 벨지움의 쉬넨스(Joseph Suenens) 추기경은『현대에 있어서 성령께 대한 대중 신심을 심어준 첫 번째 신심단체는 바로 레지오 마리애』(CF. Tho-mas O′ Flynn, Frank Duff as I knew him, P. 25)라고 하였으며 레지오 선서문에 대해『현대 그리스도교 문학에 그러한 교의적 비중과 영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기도는 별로 없을 것』(사도적 신학, 9쪽)이라고 하였다.
레지오의 선서문을 잘 알지 못하면 성령과 성모께 대한 레지오의 신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교본은 선서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단언하고 있다.『이 선서문을 풀이한 해설서로서는 쉬넨스 추기경이 쓴「사도직 신학]이 있다. 여러 나라 말로 출판된 이 귀중한 책을 모든 단원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모든 책임 있는 가톨릭 신자라면 다 읽어야 한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 신자의 사도직을 지배하는 여러 원리를 훌륭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교본 10장, 67~68쪽).
레지오의 선서문은 쉬넨스 추기경의 해설에 따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그리스도교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두 사랑의 교환이라고 규정 지을 수 있다. 하나는 거룩한 계약을 실현하고자 하늘에서 내려오는 사랑이신 성령이시고, 다른 하나는 성령을 만나려고 땅에서 마중나가는 사랑이신 마리아이다』
(쉬넨스 추기경 지음, 최익철 신부 옮김, 사도직 신학,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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