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아 최고 권력자들의 예수의 권한에 대한 질문과 예수의 대답이 전개되는 오늘 이야기가 불임의 무화과나무 이야기와 포도원 소작인의 이야기 사이에 끼어있는 것은 유대아인들의 불신앙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들의 불신앙은 급기야는 예수를 죽음에 몰아넣게 되는데 예수께서는 이미 당신은 원로들과 대제관들과 율법학자들 손에 죽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신 바 있다(마르 8, 31).
최고 권력자들의 악의적인 불신앙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예수의 권한과 대조되면서 그들의 권한은 끝이 나고 예수의 신적인 권한은 새로 나는 교회에 위임되어 길이 사람들의 구원을 가져다주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한 후 이틀 동안 예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셔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셨다. 사람들은 그의 설교를 경청하였고 그들은 예수를 하느님이 보낸 예언자로 굳게 믿게 되었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설교한다는 것은 성전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예수는 율법학교에서 수학을 하지는 않았고 법적으로 교사 자격을 얻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의 가르침은 이스라엘의 그 어느 율법 교사보다도 뛰어났다. 율법학자들은 율법을 엄밀히 지키는 생활 방법을 가르쳤지만 예수께서는 사람의 구원을 가져다주는 복음을 전하였다. 예수의 가르침은 이스라엘의 그 어느 예언자보다도 뛰어났다.
과거의 예언자들은 잘 살지 않으면 하느님의 징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하느님의 인류 구원을 약속했지만 예수께서는 직접 그 구원을 가져다 주셨다.『오늘 이 집에 구원이 찾아왔다』(루가 19, 9).
유대아의 통치권자들은 이 교도권 문제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었다. 유대아의 통치권을 대표하는 계층은 대사제들 율법학자, 그리고 원로들이었다.『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가. 누가 권한을 주었는가』 그들은 세례자 요한이 설교할 때에도 민중을 가르치는 권한에 대한 질문을 하였고 (요한 1, 19 이하) 결국은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다. 그리고 후에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는 제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사도 4, 5).
예수께서 가르치는 데 대하여 이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사실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고 예수가 혹시 메시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더 짙었다. 세례자 요한은 자기는 메시아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언하였다. 사람들은 예수를 대예언자로 혹은 메시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유대아의 통치권자들은 예수를 법적으로 취급하지 않을 수 없어서 가르칠 권한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예수의 대답은 법정 심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을 취한다. 그것은 랍비들의 토론 형식이기도 하다. 질문에 대한 반문 형식으로 토론의 실마리를 찾는다. 예수로서는 당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해야 했지만 또 그들의 법률적인 덫에도 걸려들지 말아야 했다.
누가 가르칠 자격이 있느냐를 따지자면 민중이 따라주는 교사가 참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세례자 요한이 그러하였고 민중은 그를 대예언자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요한이 선언하였듯이 자기 자신은 뒤에 나타날 메시아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다. 이 사실은 지도자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이렇게 반문하셨다.『요한이 세례를 준 것은 하늘에서 권한을 받은 것인가, 아니면 사람에게서 받은 것인가』.
이 반문은 그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하늘로부터 온 것이었다면 그들자신이 하느님께 불충한 자가 되는 것이고 사람에게서 왔다면 모두가 요한을 예언자로 믿고 있는 터에 자신들이 법적으로 처형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빠질 것이다. 유대아법에는 가짜 예언자는 돌로 쳐 죽여야 했고 참 예언자를 거부하는 행위도 같은 벌을 받아야 했다.
생각한 끝에 그들은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도 같은 형식으로 대답하셨다.『나도 말하지 않겠다』. 예수의 메시아 정체를 밝힐 때가 아직 오지 않았던 것이다. 요한이 회개를 부르짖었듯이 예수께서는 지금은 구원의 실체를 받아들이기를 설교하는 막바지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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