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정통 벨칸토 창법의 소프라노」등의 찬사를 받으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으로부터「신이 내려준 목소리를 가졌으며 이는 자신에게뿐 아니라 인류의 자산」이라는 격찬을 받은 바 있는 세계적 프리마돈나 조수미(32ㆍ소화데레사)씨가 20대 시절을 회고한 자전적 수필집「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제일미디어)」를 펴냈다.
『노래가 없으면 나도 없다. 그래서 나는 노래를 위해 내 인생의 다른 모든 소중한 것을 희생하는 것이다』『눈물을 흘리며, 눈물보다 더 진한 땀을 흘리며 나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다보면 배가 고파지고 그제사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있다』『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무수히 들어오고도 이제야 그 참된 의미를 알 것 같다. 눈을 뜨면 다시 아침이 오고 그 아침에도 다시 내가 노래할 수 있다는 것 만큼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서울대 음대 재학 시절 같은 학교 경영대 학생 K와의 첫사랑, 유학 시절의 어려움, 주빈메타 로린마젤 등 대지휘자와의 만남,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단상들을 모아놓은 이 책은 노래를 부르는 모습 외에도 조수미씨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해주고 있다.
고스란히 노래에 바쳤던 20대를 정리해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쉽지가 않았고 지난 겨울부터 공항에서, 연주 틈틈이 무대 뒤에서 이 글을 적었다고 밝히고 있는 조씨는 눈병이 날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지만 지난날의 정리라 생각하고 마무리를 했다고 털어놓고 있다.
4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에서는 특히 86년 카라얀과의 첫 만남 그와의 인연들을 소상히 얘기해주고 있는데 조씨는 오디션 후『너는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에 숨어 있었어』『어디서 공부를 했지 누구에게 사사했어』라고 물어왔던 카라얀과의 만남을 회고하고 있다.
카라얀이 키워낸 마지막 스타였던 그녀는 또한 한국 사람의 정직함과 순수함을 계속 칭찬했던 카라얀을 소개하고 세상을 떠나기 전날「가슴이 답답하다고, 숨쉬기가 힘들다」고 했던 그에게 무심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서문을 통해 이 책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교외 아니프의 교회 앞 작은 동산에 묻혀 있는 카라얀에게 비치고 싶다고 쓰고 있다.
분수처럼 침을 튀기며 공연하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모습, 역겨운 양파 냄새를 풍기며 사랑의 듀엣을 부르는 테너들의 모습 등 무대 뒤의 얘기들을 재미 있게 적고 있는 조씨는『요즘은 우리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고 밝히면서『시간이 나면 차차 국악 공부를 해보고 싶고 우리 핏줄 속에 녹아 있는 우리 가락을 알아보고 싶다』고 국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젊은이란 본질적으로 오만한 것이라며 내 젊음도 그랬지만 나이기 들면서 진정으로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녀는『이 글이 노래를 하는 이들에게 보탬이 되고 앞으로 내 노래가 나날이 맑고 투명해져 삶의 고통에 지친 이들에게 한 자락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한다.
지난 91년 통신교리를 통해 뉴욕에서 이경재 신부(성 라자로 마을 원장)로 부터 세례를 받은 바 있는 조수미씨는 오는 7월 16일 부산 문예회관, 18ㆍ20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금난새씨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우리 가곡과 로시니 아르디티의 가곡을 부르는 콘서트를 갖는다. 이 콘서트는 삼성 나이세스 국내 첫 음반 제작 기념으로 마련되는 것이며 CD 음반 영상물로 제작된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