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오후 6시 전라북도 예술회관 2층 전시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를 비롯한 성직자 평신도, 전라북도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계 인사, 지역 유지 등 수백 명의 인파가 한 교육자의 서예전을 축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전주 완산고등학교장 치당 김규완(그레고리오ㆍ64세) 선생이 4년 만에 갖는 4번째 개인전은 이렇듯 지역사회의 기대와 축하 속에 성황을 이루며 6윌 30일까지 개최됐다.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ㆍ심사위원, 전북 예술대전 초대작가ㆍ심사위원장,「월간서예」주최 대한민국 서예대전 대상 및 심사위원, 국전 총 14회 입선 등등 간략히 살펴본 김규완 선생의 수상 경력은 그가 차지하는 서예계에서의 비중을 쉽게 짐작케 한다.
사범학교 시절 서도시간을 통해 붓을 잡아보기는 했으나 본격적으로 서예에 입문한 시기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40대 초반. 전주의 강암 송성용 선생 문하에 입문한 김규완 선생은 이때부터 숨겨져있던 재기를 갈고 닦기 시작해 순식간에 그 빛을 발하게 된다.
출중한 재기를 바탕으로 국전 14회 입상이라는, 국전 사상 전무한 경력이 말해주듯 끊임없는 연마를 통해 자기 세계를 구축해온 김규완 선생은 수많은 수상 경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고 교육자로서의 성실함을 추구해왔다.
성균관대 송하경 교수는 치당의 서에 대해『전통을 본받는 속에 새로움이 있고, 규범을 중시하는 속에 개성이 있다』고 평한다. 즉 옛 명필들의 서체에 연원을 두되 현시대 사상과 사회환경을 반영하는 독특한 내면세계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난해한 한자 위주의 서예를 보다 더 대중과 가깝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치당선생은『예술은 대중이 공유해야 한다. 전범을 충실히 지키는 가운데 현대의 대중과 접근,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면 한글, 국한문 혼용, 한자라 하더라도「예경」「수덕」과 같은 쉽고 대중적인 글들이 많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관심을 끈 작품은「영원불갈」과 같은 조어들이었는데 이는 신앙인으로서 깊은 묵상 없이는 불가능한 작품들이었다. 성구를 쓸 때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 하느님께 바치는 심정으로 작품에 몰두한다는 치당선생은『하느님이 주신 달란트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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