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교육에서부터 아동들의 개성과 인성을 존중하는 교육에 주력하자』.
개성과 인성 계발이 배제된 학교 교육은 결코 전인교육이 될 수 없다.
입시를 목표로 한 우리나라의 현행 획일적인 학교 교육은「참된 인간을 양성한다」는 교육의 궁극 목적과 근본적으로 배치된다.
특히 정상적인 학교 교육이 실시되지 못한 채 전체 교육비 중 가운데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의 개선과 개혁은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른바 근대식 학교 교육제도가 도입된 이래 1백 년을 넘는 동안 우리나라에서 실천되어온 제도교육의 내용과 방법에는 한 가지 일관된 원칙이 있어왔다.
바로 학교 교육에서의 군사문화적 원칙이다.
일사불란한 집단적 행동양식과 획일적인 가치관 및 사고방식을 주입하고 훈련시키는 것이 학교 교육에 있어서 불변의 진리처럼 지켜져왔다.
아버지가 그렇게 배워왔고 아버지의 아버지가 또 그렇게 가르쳤으며 지금의 아이들이 그대로 배우고 있다.
3대에 걸쳐 내려오는 한국적 획일교육의 비극은 사회 도처에서 역기능적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자식이 제 부모를 무참히 살해하는가 하면 스승에게 서슴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들을 패륜적 행동들은 오늘날 학교 교육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일례라 하겠다.
따라서 이 사회가 바로 서려면 우선 가정교육은 물론 학교 교육이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 또 학교 교육이 개혁되려면 우선적으로 국민학교 교육에서부터 전인교육이 다양하게 실시되어야 한다.
학교 교육의 시작인 국민학교 교육부터 아동 개개인의 개성과 적성에 맞는 인성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교도권은 참된 인격 형성에 교육의 근본 목적이 있으며 모든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올바른 도덕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교육 받을 권리가 있음을 천명해왔다.
교육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천명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관한 선언문」에서『참된 교육은 인간의 인격 형성을 추구하는 데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교회는 또한 이 선언문에서『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올바른 양심으로 도덕적 가치를 평가하고 그것을 개인의 결단으로 긍정하며 더 깊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도록 권장 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선언했다.
교회의 가르침대로라면 모든 교육기관 중 학교는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다.
그래서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관한 선언문을 통해『국가는 보완성의 원리에 염두를 두어 국가에 의한 모든 유의 학교의 독점을 배제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6항).
공의회는 아울러『학교 교육의 독점은 타고난 본래 인격의 권리와 문화 자체의 진보와 보급, 시민의 평화로운 사회생활 그리고 오늘 극히 많은 사회에서 존재하는 다원성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제6항 참조).
바로 획일교육의 역기능과 폐단을 교회는 이미 극명하게 꾀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의 개선을 공의회에서 촉구했던 것이다.
획일교육 개선에 대해 국내 교육학자들은 전인교육을 지향하려면 우선 다양성과 자율성, 창조성을 통해 민주 교육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교회는 이의 개선을 보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은「적당한 교육 방법과 학습과정을 발견하기 위해 또 청소년을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협력하고 학부형회로 말미암아 학교의 임무의 전부를 특히 학교에서 훈육하는 도덕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관한 선언문 제6항).
하지만 국내 가톨릭 교육재단 산하 초등학교와 몇몇 사립학교들이 시범적으로 인성 계발 교육 프로그램을 나름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입시교육이 시작되는 중학교 교육과 연계되지 못해 좀처럼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국내 국민학교 교육의 현실이다.
이화여대 서광선 교수는 초등학교 교육 개혁에 있어서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할 것은『국민학교에서 피 나는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이데올로기적 교육을 지양하고 서로 협력하고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는 인간 교육을 가르치는 참교육으로 바로 설 때 한국의 학교 교육은 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선 국민학교 교사들은『국민학교 교육이 올바른 인성교육으로 개선되려면 우선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교육 투자가 요청된다』면서『학교 기본시설에 대한 투자는 물론 일반 공립학교에서도 아동 개개인의 개성에 맞는 특별활동이 정상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일선 교사는 또한『학생들의 학업 수준에 있어서 개인 차를 인정하는 학교 수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국민학교 전 학년 과정에 특별반을 운영, 아동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배양해 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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