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 없을 때는 제가 곡을 쓰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제가 쓴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세례성사 이후 하느님이 뜻하시는 바에 따라 곡이 만들어 진다는 생각입니다』
『완벽을 추구할려다 보니까 하느님을 몰랐을 때는 늘 아쉽고 만족이란 게 없었는데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감사하는 연주인이 됐습니다. 또 연주를 할 때마다 하느님이 주신 은총이라는 마음을 가집니다』
작곡가 이혜성(로비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이예찬(스콜라스티카)씨. 서울 압구정동 본당에 적을 두고 있는 이들은 쌍둥이 음악가다. 특히 아직은 일반인들에게 낯 설은 현대음악 부문에서 활발한 국내외 작곡·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다.
언니인 이혜성씨는 최근 5월 15일부터 29일까지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러시아 페테스부르크 작곡가협회 주최 페테스부르크 춘계 국제 현대음악제전에 6명의 한국 대표와 함께 참가「하도」라는 곡을 발표했다. 잉글리쉬호른 클라리넷 등 관악 5중주를 위한 이 곡은 92년 한국음악협회서 위촉 서울음악제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동생 이예찬씨는 지난 92년 세계 현대음악제 중에 가장 오래된 독일의「DRAMSTADT 현대음악제」에 참가하여 Pierre Boulez의 AN-THEMES을 독일 초연, 이 연주로써 STIPENDIENPREIS를 수상하는 동시에 올해 이 음악제의 솔리스트로 초청 받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그는 매년 독주회를 개최하고 있고 특별히 바흐와 바르톡의 작품들을 기획 연주하고 있다.
19C 이전 고전 낭만주의를 탈피, 새로운 화성 형식을 사용하는 현대음악은 형식이 없고 그래서 불협화음이 쓰이는 등 보통사람들이 듣기에는 다소 난해한 점이 없지 않다고 한다.
이런 면에 대해 이혜성 예찬 자매는『이 음악을 싫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는 입장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되며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는 절대적인 의미가 담긴 작업』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음을 추구하고 발견한다는 점에서, 현재는 소외되고 있지만 현대를 사는 음악인으로서 해야만 하는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6, 7년 간의 유학생활을 거치면서 하느님을 찾았던 이들은 이제는 하느님을 제외한 삶을 생각할 수도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혜성씨의 작품 중「깨어 있음」과 동생 예찬씨에게 헌정한 바이올린 협주곡「새야 새야」등은 하느님께 대한 마음을 표현한 대표적인 곡이기도 하다. 새야 새야 작품으로 이씨는 90년 테오도어 쾨르너 재단에서 젊은 예술인들에게 부여하는「For-derungs preis」를 받았고 같은 해 독일 바그너 바이로이트 음악축제에 장학생으로 선발 초청됐다.
「신앙심이 깊고 결코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계속 발전하는 연주가」라고 동생을 칭찬하고「독자적인 형식 안에서 음의 세계를 끊임없이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작곡가」라고 언니를 평한 이혜성 예찬 자매는 작곡가와 연주가로서 서로 격려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것이 함께 음악활동을 하는 데 있어 큰 장점이 라고 얘기한다.
전반적인 사회 풍토가 그러하지만 음악계 역시 자기 목소리들만 높고 전문의식이 결여된 것 같다고 지적하는 이들은『국내 작곡가의 좋은 작품을 국제 무대에 선보이고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중요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외교 연주가」역할을 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힌다. 언니 이혜성씨는 작곡을 하는 입장에서 언젠가는 우리 정서에 맞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담없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성가곡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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