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본당으로서 천주교의 상징이자 한국민의 민권과 양심을 대변하고 소외 받는 자들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던 명동성당의 성장 발전 모습이 60여년 동안 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본당(주임=조순창 신부)이 5월 29일 대성당 축성 96주년을 맞아 1927년부터 1992년까지 신문에 보도된 명동 관련 기사를 책으로 묶어낸 것. 서울교구 연보 1, 인권운동사, 뮈뗄 주교 일기 1ㆍ2등 명동성당사 자료집 간행의 일환으로 발행된 명동성당 신문기사 자료집은 1927년부터 1992년까지 가톨릭신문의 전신인「천주교 회보」「가톨릭시보」등 교회 신문과 함께 일간지 주간지 기사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1천4백 페이지 분량에 명동성당이 주체가 된 행사 사건을 포함 명동성당에서 이루어진 모든 일들을 망라하고 있는데 명동사에 대한 사실적 자료를 제시해주고 이를 통해 한국 천주교회의 침묵과 개방의 시대적 흐름을 통시적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로써 공의회 이후 한국 교회가 초현세적이고 개인 구원적인 신앙관으로부터 방향을 전환 70년 80년대 사회 개혁적 성격을 뚜렷이 드러내기 시작한 모습과 민권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되었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책에서 드러난 연대별 교회의 모습을 보면 1927년부터 30년대까지는 교회 안의 사건 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33년부터 해방 이후까지는 사회에 대한 교회의 침묵, 미 군정 6.25를 전후해서는 자선적 봉사활동과 내세적 차원의 교회 성장이 드러나고 있다.
6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교회는 성속이원론을 극복하고 모든 현실을 복음적 차원에서 관조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서서히 민권운동과 사회 참여가 싹터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배경에서 교회신문뿐 아니라 일간지에서도 교회의 대 사회적 역할이 커짐에 따라 70~90년대에는 관련 기사가 방대하게 증폭함을 볼 수 있다.
80~90년대의 명동본당은 민주민권운동의 주축으로써, 민주화의 보루로써 생존권을 위한 소외 받은 자들의 최후 보루 역할이었음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1927년 4월 1일 창간된 본지가 이후 한 달 만인 5월 1일자에 명동본당의 기사를 싣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1980년대 중반까지의 기사는 거의 본지를 통해 보도되고 있어 가톨릭신문의 역사와 함께 천주교회보 가톨릭신보 가톨릭시보 등 본지의 제호 변천사도 읽을 수 있다.
또한 명동성당 신문기사 자료집은 교회사가 척박한 한국 교회 실정에서 교회사 편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돼 교회사 연구가 활발해질 수 있는 토대 마련이 기대되고 있다.
편찬 책임을 맡은 김용태 신부(명동본당 수석보좌)는『자료 부족으로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그 과정에서도 믿음의 터전으로서 명동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 희망을 느낄 수 있었고 한편 너무나 귀중한 사실들이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는 것을 통감했다』고 말하고『객관적 역사를 하나로 묶어 정리해 보았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이런 역사를 한 눈에 보고 교회의 영광과 질곡 성장 발전을 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귀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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