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제목 사생활 침해 선정적 광고 등 소위 여성들을 위한 여성지를 표방하고 있는 여성지들의 역기능이 심각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여성 잡지들은 기혼지 미혼지 여성 취미지 등 30여종에 이르고 있는데 이 잡지들은 극소수의 전문 잡지를 제외하고는 읽을 거리보다 절반이 넘는 광고에 선정적 흥미 위주의 기사들로 가득 차 정보 제공이라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훨씬 많은 실정이다.
여성지들은 이 외에도 확인되지 않는 막연한 사생활 폭로 기사, 실속 없는 생활 정보, 화려하기만 한 원색 화보로 치장하고 있고 특히 섹스 스캔들 기사는 매월 기본 메뉴로 등장하고 있어 활자공해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내용 면에서도 거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본지의 내용으로 잡지의 품위를 살리기보다는 부록 경쟁을 벌여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현재의 잡지 외에도 곧 2~3개의 잡지가 더 창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여성지의 폐해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잡지들이 선정적 기사에 볼 것 없는 잡지로 전락한 첫 번째 이유를 잡지사 대부분이 잡지라는 인쇄매체를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독자층은 한정돼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30여개 잡지가 내용으로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경쟁을 벌이다 보니 우선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말초적인 기사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광고도 선별없이 마구 게재되는 부작용이 파생되고 있다.
잡지사 운영으로 흑자를 보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90%의 잡지사들이 적자를 보는 현실에서 잡지의 질을 생각하기보다 팔고 보자는 의식이 앞서 있는 것이 여성지를 버릴 지면이 더 많은 잡지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한편 독자들의 자극적 내용을 쫓는 소신 없는 잡지 선택도 이런 현실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 여성지에 종사하고 있는 한 기자는『잡지 구독료보다는 광고로 잡지사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광고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독자들에게 어필하려다 보니 선정적 기사들이 게재되고 있다』며 그러나 독자들이 그런 내용을 원하는 것도 흥미성 기사를 싣게 되는 빌미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성지들이 여성들의 의식을 선도하는 정보지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제작자들의 독자들이 읽을 잡지를 만들겠다는 의식이 우선돼야 하며 동시에 여성의 지위 향상과 여성문화 발전과 같은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독자들로 스스로 좋은 내용의 잡지를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하며 역기능적인 내용에 대항할 수 있는 독자모임 등의 결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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