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ㆍ입시준비에 시달리는 오늘의 청소년들은 좀처럼 생각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사고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체를 볼수 있는 힘을 키워주면서 자아확립을 돕기위해 대구 교육국에서는 4월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시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사상강좌를 마련하고있다. 다음은 4월 27일에 있은 구병진 신부(대구가톨릭大교수)의「자유ㆍ선택ㆍ그리고 책임」을 주제로 한 강연을 간추린것이다.
인간은 자유롭다.「자유롭다」는 것은 완전히 정해진 고정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만들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유는 처음부터 완성된 존재가 아닌, 인간이 자신의 형성과정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다. 미래의 어느 시절에 형성되어진 자신은 자유의 활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자유를 잘 사용하면 자신을 얼마든지 훌륭한 인격자로 키울수있다.
그런데 현대의 젊은이들은 자유를 마음 내키는대로 간섭받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자유는 내 스스로가 알아서 하는 것이지만 내기분 내키는대로 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한다. 잘못 선택하면 부자유스럽게 된다.
자신을 이기적으로 만드는 것도 양보희생하는 자신을 만드는 것도 자유의 선택이지만 잘 선택해 자신의 인격과 전생야에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것이 자유의 본질인 것이다.
자유는 미래와 과거와도 관계가 있다. 미래는 아직 오지않았기 때문에 변할수도 있고 불안하고 불확실하며 또 모험적요소를 가지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자유를 사용한다. 앞으로의 내삶의 계획과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곧「나의 자유」인 것이다. 그러므로 순간적인 기분이나 감정에 자유를 내맡겨서는 안된다.
그리고 자유를 통해 삶의 방향을 계획할 때 계속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만약 어떤 결정을 내린 다음 그결정을 변경 번복시킨다면 아무것도 성취할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는 매어져 있는것이 아니다. 삶에 뚜렷한 목표를 정해주고 거기에 몰두할 수 있도록 밀고나가는 의지력이라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자유는 현재의 순간을 넘어 내 인생 긴여정을 조정할 수 있을때 커지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다.
성숙한 자유는 수많은 연습의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는 하루 아침에 잘 사용할수 있는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연습을 통해서만이 성숙한 자유인이 된다. 누구나 다 애써 얻은 것이 아니면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때문이다.
인간의 자유는 현재의 순간만 불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의 역사를 통해서 봐야한다.
즉 순간적 행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안에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할때도 순간의 행동을 볼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긴 시일을 두고 그 행위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유는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 생활사안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삶 전체에 뚜렷한 윤곽을 줄수 있도록 애써야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착한사람 나쁜사람을 두고 얘기한다면 어떤 하나하나의 행동의 잘 잘못을 따지는게 아니라 그 인격의 방향 - 선과악의 - 을 말하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를 거리감을 두고 눈앞에 있는 이익만 볼것이 아니라 먼미래를 두고「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해야 할 것이다. 20년후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있는가 하는 것도 지금부터 20년동안 내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에 내 인생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내 자신이 어떻게 되어가는 것도 내책임이며 숙제이자 과제인 것이다.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자유이지만 인간의 역사는 자유의 역사이고 자신의 역사는 곧 자유의 역사이다. 바로 여기에 자유의 책임성이 있게되는 것이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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