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개편된 북한선교부(담당=이동호 아빠스 부장=김몽은 신부)가 본격적인 활동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가을 주교총회에서 주교회의 직속기구로 설정된 이래 기구ㆍ규약 등 제반 준비작업을 추진해온 북한선교부는 최근 북한선교의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되고있는 분위기와 때를 같이해 적극적인 태세에 돌입한 것. 6월 23일 침묵의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특별히 남ㆍ북한 적십자 회담이 재개된 이 시점、북한선교는 과연 어디서부터 활동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수많은 신자들의 기대속에 북한선교 전반을 전망해 본다.
얼마전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남ㆍ북한 적십자회담을 지켜보면서 신자들의 마음은 착잡한 듯 했다. 12년전 온 국민의 흥분과 기대 속에 전개되던 회담이 어이없이 깨져버린 아픔이 생생한 기억으로 되살아났기 때문이었다. 몇차례 오가다 또 무슨 트집을 잡아 대화가 중단되지나 않을까. 평화통일 이산가족문제 등、절실한 구호 뒤에 흑심이 도사리고 있지나 않은가.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신자들은 오히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은 35년간의 단절이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사회적 차원에서의 접촉으로는 쉽게 깨여질수 없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면서 드러난 불안이기도 했다.
북한선교부는 바로 이 시점、남ㆍ북한통일문제에 교회와 신앙인들은 방관자적인 자세에서 탈피、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해 신앙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천명、북한선교 활동의 실질적인 전개를 강조하고 나섰다. 진정한 통일은 민족의 정신적인 통일이 선행되어야 하며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사랑안에서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한 북한선교부의 단호한 의지는 남ㆍ북 적십자회담을 지켜본 신자들에겐 더더욱 절실한 과제로 받아들여졌다.
북한선교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침묵의 교회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만한다는 의무감속에 초조해하던 신자들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나선 첫 신호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사실 2백주년 기념사업의 한 분야로 출범한 북한선교부는 한국교회가 침묵의 교회를 향해 조직한 첫번째 공식적인 기구였기 때문에 큰 기대를 모았었다. 국토가 두동강으로 잘려지고 부모 형제가 남북을 생이별한채 35년이란 세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교회가 북한선교라는 이름으로 특별기구를 설치한 사실은 분명 획기적인 결단이었기 때문이었다.
특별히 2백주년이란 뜻깊은 시점에서 북한 겨레를 생각하고 반쪽이 아닌 한반도 전체의 복음화를 겨냥한 한국교회의 새로운 각오는 2백살의 교회가 모처럼 보여준 성숙한 결단임에는 틀림없었다.
어쨌든 2백주년 행사와 함께 북한선교 활동은 조심스럽게 시도했다. 수십년간의 단절을 딛고 대화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선 기초연구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했으며 이를 위해 수명의 선교사(?)가 공산권지역을 방문하는 등 실로 놀랄만한 절차들이 단계적으로 추진됐다.
결국 모든 사심을 버리고 남ㆍ북간의 끊어진 줄을 이어보겠다는 북한선교부의 소박하고도 엄청난 꿈은 2백주년 기념행사의 폐막과 더불어 제반 사업ㆍ행사기구가 해체되는 가운데서도 여유있게 살아남을수가 있었다. 북한선교부가 주교회의 직속기구로 존속할수 있었던 사실은 북한선교야말로 이 시대를 사는 교회와 신앙인들의 절대절명의 사명임이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배경속에서 재출범한 북한선교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기초작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곧바로 북한선교의 효율적인 활동전개를 향한 제2단계 작업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조국의 평화통일은 민족의 정신적인 통일이 선행되어야하며 그것은 바로 신앙인들의 절대적 사명임을 확인하는 가운데 북한선교부는 수차례의 기초모임을 통해 북한선교부의 기본방향을 수립했다.
최근 북한선교부는 규약시안에서 「북한과 공산권겨레에게 가톨릭 신앙을 북돋우며 전하는」목적과 함께 「북한과 공산권의 겨레를 위한 선교활동」「그 선교를 돕는 기도활동」「그 선교를 뒷받침하는 연구와 교육활동」등을 중심활동으로 설정했다. 이와함께 북한선교부는 북한선교부의 활동이 절대로 남북 분단을 심화시켜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오직 복음화를 통해 민족의 평화적인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 북한선교부의 궁극적인 사명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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