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긴 한숨이 나왔지. 회사 가는 게 싫었던 날이 많았어. 하지만 힘든 마음을 꾹꾹 누르면서 회사로 향했지. 운전하다가 큰소리로 울기도 했고 운전대를 돌려 다른 곳으로 가버릴까 고민도 했지. 오랜만에 시작한 회사 생활이 녹록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앞에 성당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아침마다 성모님 앞에 섰지.
“저 왔어요. 도와주세요.”
그저 성모님을 가만히 올려다보면서 울기도 하고 힘을 주십사 하고 기도했지. 언제부터인가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고 힘이 생겼어. 징징대던 기도가 조금씩 바뀌었어.”
저는 50대 아줌마입니다. 오랜만에 일하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겁이 났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고 싶었지만 아는 사람도 없고 힘든 속내를 내놓을 사람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 꽤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힘들 때, 어려울 때 기도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바빠서 기도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친정엄마는 “엄마는 니들 넷 도시락 8개씩 싸고,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아빠랑 같이 일하면서도 주일미사, 묵주기도, 밤샘기도까지 열심히 했어. 걱정하고 불평하지 말고 기도해. 알았지?”라고 제게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일흔이 훌쩍 넘은 친정엄마는 지금도 새벽미사에 참례하고, 불쌍한 연옥영혼을 위한 묵주기도를 시작으로 가족 한 명 한 명을 위해 기도하느라 바쁘십니다. 친정엄마의 기도에 비하면 저는 많이 부족한 초보 엄마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더 많이 기도하려고 합니다. 성당 앞에서 잠시 고개를 숙이는 일, 예수님, 성령님, 성모님을 부르는 것도 작은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엄마의 기도로 저는 어둡고 무서운 터널에서 환한 입구를 찾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십이 넘은 딸을 위해 지금도 하느님께 전심을 다해 기도하시는 우리 엄마, “고맙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나를 위해 내 아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 기도했지만 엄마를 위해 기도한 시간은 많지 않네요. “죄송합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걱정하지 않고 기도하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회사 앞 성당으로 향합니다. 성당 앞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저는 운이 엄청 좋은 사람입니다. 맞죠?!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