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써놓은 글들을 버리기가 아깝고 어떤 방식으로든 응집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책을 엮었습니다. 사심 없이 쓴 것이니까 마음에 되새기면서 읽어보면 함께 생각할 거리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태리 프랑스 유학 체험기「뻬루지아」와「모리스블롱델의 행동과 자유의 철학」등의 역서를 펴낸 바 있는 수원교구 정남본당 주임 홍승식 신부가 이번에는 각종 기고문 강론글 등 10여년에 걸쳐 모아두었던 단편들을 정리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영원 속의 세상의 시각」(자유문학사)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책은 사제이자 철학자로서 저자가 경험한 삶의 편린과 책을 접하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체험적 메시지이다.
『물질화 비인간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인간의 본성을 찾고 자기 삶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홍 신부는 누구보다 앞장 서서 이런 류의 글을 무시했었지만 책을 내게 된 것은 수필 또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많은 노력과 시간에 의해서 창조되는 것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며 삶의 체험으로 엮어진 것이므로 자기 존재에 대한 재확립의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래서 멀게는 70년대에 쓴 글부터 최근의 글까지 하나하나 정리해가면서 책으로 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좋은 글이 됐으면 하는 바램과 예전처럼 순수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무엇보다 진솔하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다는 홍 신부는 이 책이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만 부각돼도 좋지 않을까 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기존의 작가나 유명한 저자들의 어느 에세이와는 다른, 감각적인 내용보다는 지극히 담담하고 냉철한 시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영원 속의…」는 그런 중에도 저자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넘쳐흐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목에 대한 설명을 풀어놓은 제1부「영원 속의 세상의 시각」과 「목욕탕 속의 목사와 신부」등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강론 포함 따뜻한 삶의 이야기가 시종 펼쳐져 신자 및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인간으로서 겪은 시행착오와 그로 인한 방황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 더 사실적인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써놓은 글인데도 정리하는 데만 8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문장을 더 다듬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라고 말하는 홍 신부는「지루하지 않은 문체와 산뜻한 언어」라는 세간의 평이 나름대로의 개성을 살리며 글다운 글을 쓰려는 노력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앞으로도 글을 계속 쓰면서 모아갈 테지만 재탕이 될까봐 수필집 형식의 책은 다시 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홍 신부는 현재「종교 철학 개론」출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81년 가톨릭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태리 울바노대학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바 있는 홍 신부는 프랑스 소르본느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그간 수원교구 발안본당 주임 등을 역임했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