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에서 만든 영화「무거운 새」는 종교적 주제를 가진 영화이긴 하지만 소재나 내용 전개 면에서 이전의 종교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우선 소재 면에서「무거운 새」에는 기존의 종교영화, 소위「선교영화」들이 성직자들의 활동과 삶을 다루거나 성서의 내용을 극화한 것이 대다수인데 반해 불안과 방황의 삶을 살아가는 세 여인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려 한다.
이에 따라 줄거리와 내용 자체에 있어서도 영화의 오락적인 요소를 살리려는 노력이 나타난다. 우선 젊은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손창민, 송채환을 비롯해 중견 연기자 임동진, 그리고 김보연, 이미경과 강리나 등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연기자들의 출연이 눈길을 끌고 갱 영화인 듯한 액션 장면 등 영화의 오락적 속성을 살리려는 시도는 대중성을 고려한 태도로 보인다.
대사 면에서도 기존의 장황한 설교를 지양하고 종교적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몸짓과 언어를 자제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무거문 새」의 이런 시도들은 기존의 선교영화가 메시지 전달을 위해 사용하는 노골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상당히 완화시켰고 비교적 세련된 표현으로 신앙을 권유하고 있어 나름대로의 의미를 평가 받을 만하다.
하지만 반면에 내용 전개에 있어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등장 인물들이 서로 맺는 관계와 그 변화 양상이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무리하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세 여인이 각기 신앙을 갖게 되는 계기가 이 영화의 기획 의도와는 조금 동떨어진 듯하다. 남편의 플룻 연주에 이끌렸다는 윤혜(이미경 분)의 경우는 제외하더라도 딸을 죽음에서 살린 기도의 효력을 통해 신앙에 눈 뜨는 영애(김보연 분), 영롱한 빛무리가 펼쳐지는 십자가에서 예수의 목소리를 듣는 세옥(송채환 분)의 모습은 기존 종교영화의 치기가 남아있는 듯해 인간 삶의 구체적인 양태를 통해 신앙을 전하려 한 영화의 신선함을 훼손시킨다.
교회가 자신의 용어와 몸짓만을 고집할 때 비신자들은 자칫 거부감을 갖기 쉽다. 따라서 교회는 타 종교인과 비신자들의 문화와 가치관, 행동양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고 나아가 이를 대중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승화시키는 것이 반드시 요청된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가톨릭에서 제작한 영화는 아니지만「무거운 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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