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태리 문단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 시인으로 정식 등단 화제가 되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재 밀라노 가톨릭대학교에서 종교철학 박사과정 중인 박인우(42·제노베파·사진)씨.
박씨는 이태리 내에서 순수문학 지향으로 평판이 높은 예술문화출판협회(Artecultur)의 제17회 문학 공모 시부문에 당선, 명실공히 lapoettessa(시인) 1' autrice(작가) 칭호를 갖게 됐다. 6월 4일 밀라노 문화원에서 시상식 및 출판 기념회를 갖는 박씨는「자연 앞에서」(Davanti alla Natura)「어느 오후」(Unpo-meriggio)「이른 아침에」(Una Mattina Buona) 등 다섯 작품을 출품 시상의 기쁨을 안게 됐다.
이태리 문단의 경우 반드시 문학 공모제를 통해 등단하게 돼 있는데 박씨가 당선된 문학 공모제는 2년마다 평화 자유를 주제로 한 작품 위주로 공모를 하고 있고 특히 시 부문에 대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 음악 분야 등에서 한국인이 수상한 예는 많으나 문학계 등단은 초유의 일이라 이태리 내에서도 박씨의 등단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예술문화협회는 박씨의 시를『자연주의적이고 무한히 채울 수 있는 무를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상식을 앞두고 잠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들른 박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그동안 하느님 앞에서만 쓰고 잠재워 놓았던 시들을 이제는 사람들과도 나누게 됐다』고 소감을 밝히고 미발표작들을 이태리어로 번역하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조만간 시집이 책으로 출판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거의 20여년을 발표는 하지 않고 시 쓰기에만 열중했었다는 박씨는『시는 자신을 성숙시키는 매체로써 하느님 앞에서 시를 통해 순수의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토로하면서 말했다.
53년 강원도에서 출생한 박씨는 연세대에서 영문학과 종교학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82년 이태리로 유학 Istituto Superiore Religione Di Milano 기초신학을 공부했으며 Scuola Spritualita Di Francescano에서 프란체스칸 영성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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