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12장 이후부터는 왕들의 통치에 관한 기사를 연대순으로 다루면서 뚜렷한 사관 (史觀) 을 가지고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북쪽 이스라엘 왕국은 여로보암의 전철을 밟아 우상을 만들고 백성을 어리석게 다스려 야훼의 마음을 상해드렸다고 평가하면서 동시에 이왕가는 세습에 의한 정통 왕조가 아니고 혁명에 의해 왕의 자리를 찬탈하는 가운데 다시 피는 피를 흘리게하는 쿠데타의 혈극으로 왕조가 이어지다 결국 멸망하는 비운을 보여준다. 그 반면에 남유다왕국은 일정한 도식하에 기술하고 있다.
먼저 즉위 연대와 통치기간 그리고 수도를 명기하고 대부분 왕들의 어머니가 누구라고 지적하면서 재위기간 중의 업적을 종교적인 안목으로 평가한 다음 자료의 출처와 함께 왕이 죽으면 다윗성에 잠들었다고 기술하면서 그 후계자를 일러준다. 이와 같은 기술은 이스라엘 왕국의 왕들은 다윗왕조의 정통성을 벗어난 존재들이며 유다왕국은 다윗왕위를 계승한 정통왕가로서 그 행실을 다윗성왕의 행실과 비교하여 평가함으로써 다윗왕조의 정통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저자는 왕들의 행실을 평가하는 기준은 하나의 성도 예루살렘 전례에 얼마나 충실하는가와 율법을 받아들이는 것에 따라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유다의 일부 왕을 제외하고 특히 北 이스라엘의 모든 왕들은 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 왕들의 행위가 옳고 그름을 지적해 주는 도구로서 예언자들을 파견하시어 당신을 대변하도록 하신다.
열왕들의 사적속에 엘리야와 엘리사가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되어 (상17~하13) 종교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타락한 왕들을 회개시키고자 하나 이들의 마음은 끝까지 완고하여 하느님께로 전향하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엘리야 전승은 특히 이스라엘의 아합王 연대기에 합해져 엘리야설화를 이루고 있다 (상17~하2). 아합왕의 성품은 용감하면서 선한면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으나 그의 우유부단한 성격은 이방민족 시돈왕의 딸 이세벨과 혼종혼 (16) 을 주저없이 함으로써 이제 불행의 씨앗은 발아한다. 아합王은 이교여인 이세벨의 영향으로 우상숭배를 나라안에 만연시키자 이스라엘에는 몇해동안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받는다. 이제 아합과 이세벨을 상대로 엘리야의 신랄한 경고는 불꽃을 튀게하는 마찰음을 내면서 긴박감을 야기시킨다. 가뭄으로 죽음에 직면한 사렙다 과부를 구해주고 엘리야는 가르멜산에서 거짓 예언자와 참 예언자의 대결을 박진감 넘치게 펼치고 있다. 바알 예언자는 로보트에 지나지 않고 엘리야가 참으로 하느님께 파견받은 참 예언자임을 야훼께서 손수 증명해 주시는 장관앞에 우리는 심부로부터 이렇게 부르짖을수있을 것이다.『야훼여 참으로 당신이 우리의 하느님이시며 이 세계를 주관하는 분이시니 홀로 당신만이 찬미받으시고 우리를 주관해 주소서』라고…이제 목청껏 외치기 보다 오히려 숙연하게 만드는 그 장면을 한번 보자.
사백오십명이나 되는 바알의 예언자들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제단앞에서 한나절 동안 광란하는 만가지 조잡한 몸짓으로 자기들의 신바알을 불러도 제단의 짐승은 그대로 가로누여 있었다. 이제 우리의 예언자 엘리야는 초연함까지 깃들여 홀로 제단 앞으로 나아가 야훼께 마음으로부터 시선을 보내면서 당신이 야훼이심을 드러내 주실 것을 간청한다. 이때 능력의 야훼께서 손수 불을 내리시어 제단의 짐승을 번제로 사르어 주시고 손바닥만한 구름 한점에서 시작한 당신의 오심이 먹장같은 구름을 몰고 온다.
이제 열대기후로 타올랐던 가뭄을 무색케 하면서 갈증과 열기를 해소하는 빗줄기 속에서 엘리야는 야훼께『만군의 주님』이심을 온백성이 보는 앞에서 환호한다.
이렇게 거짓예언자들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안겨주신 야훼는 바로 당신의 말씀을 어김없이 실현케 하시는 분이심을 드러내 보이시면서 비와 이슬로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이는 바알이 아니라 당신이심을 증명해 주셨다.
아합왕과 그 백성이 바알과 야훼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이랬다 저랬다하는 태도에 엘리야는『언제까지 너희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을 것이냐』고 힐책하는 것은 지금 나에게 하는 경고는 아닐까!『돌아올 듯 돌아올듯 하면서 기어이 돌아오지 않는구나』 (예레미야8, 5) 하시면서 가슴에 골을 패는 하느님앞에 우리는 또하나의 이스라엘이 결코 되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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