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북한선교를 겨냥、약간의 움직임을 시작한 것은 지난 65년、한국주교회의가「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을 설정하면서 부터였다. 따라서 올해는 바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 땅이 다시 하나로 이어지고 생 이별한 가족이 하나로 뭉치기를 기원하는 교회의 공식적인 기도가 시작된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것이다.
만 20년이라면 짧다면 짧을 수도 있지만 길다면 참으로 긴 세월이랄수 있다. 그 20년동안 과연 우리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1년에 단하루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날、의례적인 기도를 함께 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북한의 동포、우리의 겨레를 위해 행사한 유일한 몸짓이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크게 항변할 근거가 도무지없는 실정이고 보면 지난 20년간 침묵의 땅 침묵의 교회를 향한 한국교회의 관심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소극적이었다고 단언할 수가 있다고들 말하고있다.
습관적이고 공식적이 되어버린 6월의 기도ㆍ미사가 지속되는것 외에 81년 평양교구사가 발간되고 뒤이어 황해도 천주교회사가 발간된 것은 그나마 눈에 띄는 의욕적인 작업이었고 그 작업은 침묵의 교회를 향한 우리의 무관심과 무지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북한교회와 관련된 소중한 사료들이 이를 증언해줄 증인들과 함께 점차 소명되어 가는 안타까운 현실속에서 무서운 교세로 신장을 거듭하다 침잠해버린 북한 교회에 대한 생생한 기록은 한 겨레ㆍ형제를 잊지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을에게 새로운 용기와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같은 기초를 바탕으로 한국교회는 2백주년 준비와 때를 같이해「북한선교부」를 발족시켰다. 2백주년의 영광과 기쁨을 북녘의 형제들과 함께 나누고자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북한선교부의 탄생은 참으로 뒤늦은 출발이었다. 한반도가 두쪽으로 갈라지고 한쪽의 교회가 침묵을 시작한지 무려 40여년이란 세월이 흘러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뒤늦은 출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선교활동은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그 구성원들의 관심 부족때문인지 기대한만큼 눈길을 끌지못했다. 북한문제는 정부차원에서나 다룰수 있으며 특히 북한선교는 사랑하는 부모 형제、일가친척을 북녘에 남겨두고 온 실향민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듯 하기도 했다.
비록 교회전체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북한선교는 한국교회 2백년이란 중요한 계기를 기점으로 조심스런 활동을 펴왔고 관심있는 일부 사람들의 지원과 협력에 힘입어 실낱같은 가능성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결국 2백주년 폐막과 함께 여타기구가 해체되는 가운데서도 북한선교부는 지속사업으로 존속될수가 있었고 그것은 한국교회가 내린 획기적인 결단이었다.
기구가 개편되면서 재정비과정을 거친 북한선교부는 선교부 조직과 함께 이를 후원할 후원회 설립도 서두르기 시작했다.
6월 23일 명동대성당에서 개최되는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회에 앞서 창립될 북한 선교후원회는 한겨레ㆍ한민족의 진정한 통일과 북녘의 복음화를 열망하는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정성과 마음을 모으는 후원활동이 그 목적.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의타적이고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은힘이나마 뭉쳐 하나를 이루려는 이같은 움직임은 반쪽교회의 불명예를 벗고 사실상의 민족복음화를 이루고자하는 뜨거운 의지의 결정이라 말할 수있다.
이와함께 북한선교부는「대북 선교방송의 활성화」및「회보발행」등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공산권지역의 선교 가능성을 모색하기위한 실질적인 연구ㆍ활동에 들어갔다. 중공등 제3지역을 통해 시도해본 제반 연구활동은 비록 희미하긴 하지만 북한선교를 향한 의지에 실낱같은 희망을 비춰주기도 했다.
어쨌든 민족의 복음화、남북의 통일은 이시대 우리 교회가 짊어져야할 막중한 사명이자 숭고한 십자가임에 틀림없다.
북녘의 복음화가 어쩌면 죽음을 각오한 순교자적 용맹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순교자적인 열정을 바탕으로 불굴의 정신으로 그일을 완수해야만 하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올해로 20주년이 되는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이 한국교회가 복음적 통일을 향해 거보를 내딛는 결단의 날이 될수 있다면…아니 그보다 앞서 2백만 모든 신자가 침묵의 땅、침묵의 교회 침묵하는 우리의 형제들과 하나가 되기위해 한단의 로사리오 기도라도 바칠수 있다면…우리교회는 이미 민족의 통일이란 커다란 숙제를 반이상 풀고 나머지 반을 풀기위해 달리고있는 희망의 교회로 남게 될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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