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18장에서 엘리야는 온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바알의 예언자 사백오십명을 죽이고 야훼의 권능을 찬양하지만 막강한 권력자 이세벨의 분노앞에서 낙담과 피로에 지친 무력한 도망자로 드러난다. 그러나 엘리야는 사십일간의 사막의 여정동안 하느님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무력함을 철저히 체험한다. 이제 하느님은 천둥이나 폭풍 그리고 지진과 불 속에서 나타나시지 않고 부드러운 미풍 속에서 당신을 드러내신다. 엘리야는 자신만만했던 가르멜산이 아닌 이 호렙산에서 조용히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대면하고 그 영성이 심화된다(19). 이 설화는 모세의 발현사화와 비슷한 점에서 엘리야가 제2의 모세로 부각됨을 알수 있다. 이 설화가 주는 의미는 문명사회가 야훼의 사랑을 처음으로 체험했던 사막으로 이끌므로써 신앙의 원천으로 돌아가게 한다.
엘리사를 후계자로 임명하라는 야훼의 말씀을 받들어 황소 열두쌍으로 밭갈이하는 엘리사에게 가서 그 사람의 인격과 능력을 대변하는 겉옷을 걸쳐주는 행위로써 정식 후계자로 따르게 했다.
20~21장에서는 예언자의 개입으로 이스라엘이 아람족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그리고 아합왕은 왕궁의 터를 넓히기 위해 이즈르렐 부근에 있는 나봇의 포도밭을 사려고 했으나 거절당한다. 이에 왕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끙끙 앓자 이세벨이 계략을 꾸며 불량배들을 거짓증인으로 세워 나봇을 불의하게 죽이고 포도밭을 빼앗는다. 이 패역무도한 행위에 엘리야는『당신은 목숨을 내던져가며 야훼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려고 합니까』하면서 아합왕의 후손은 씨도 없이 망할 것을 예언한다. 그리고 악의 상징인듯한 이세벨을 향해『개들이 이즈르엘성 밖에서 이세벨을 찢으리라』고 살아계신 야훼를 들어 불을 뿜듯 응징했다.
이 설화는 우상숭배와 불의를 자행하는 왕에게 조상들이 넘겨준 재산을 함부로 넘겨주어 그 불의를 뒤쫓지않겠다는 나봇의 신앙과 아무리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개인의 사유재산과 생명은 개인의 권한에 속한것으로 어떤 권력가도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을 하느님께서 확인해주신다.
22장에서는 아람족과의 전쟁을 미가예언자가 만류하지만 사백명이나 되는 거짓예언자의 말을 듣고 전쟁터에서 최후를 맞는 아합왕의 이야기는 거짓예언자와 참예언자의 정의를 내리면서 上을 끝맺는다.
엘리야 전승은 모든 사람이 하느님앞에 평등하게 왕도 불의를 자행하면 탄핵을 받아 마땅하며 하느님의 법을 지켜야하는 한갓 피조물에 지나지 않음을 일깨우면서 권력남용으로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하면 그에 따른 응징이 반드시 있으리라는 교훈이 면면히 흐른다.
하느님의 현존과 능력을 의미하는 불말과 불수레가 내려와 하늘의 광풍속으로 잠적해버린 엘리야의 뒤를 엘리사가 잇는 하2장은 시나이 계약과 그에 따른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계약관계를 상기시킨다. 불수레를 타고 승천한 엘리야는 오늘날도 이스라엘 안에는 살아있는 예언자로서 남아있다.
신약에서 예수님의 변모사회에서 모세와 함께 나타나는 탁월한 예언자로 전해지는 것은 바로 이와같은 성서 전승에 의한 것이다.
부르심을 받은 엘리사는 황소 두 마리를 잡아 큰잔치를 인심 좋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 엘리사의 설화집은 여러가지 자료가 합쳐져 경이로운 이야기로 가득차있다.
엘리사 이야기의 배경은 오므리왕조의 통치 말기의 정치적 사건과 함께 엮어지고 있다. 이시대는 아합왕이 죽자 모압이 이스라엘에 반기를 들고 나오나 대부분은 시리아와 이스라엘 사이에 일어났던 전쟁 이야기를 그배경에 깔고있다.
엘리사는 스승이 남긴 겉옷으로 요르단 강을 쳐 물이 갈라지게 하고 대머리라고 놀리는 아이들을 곰에게 잡아 먹히게 하는 기적을 통해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이어 받는 후계자임을 입증한다.
이제 엘리사의 예언직은 여러가지 기적을 통해 다양하게 드러난다. 아침 햇살에 비친 물이 피같이 보이게 하여 모압군을 속이고 (3) 가난한 과부의 기름을 많게하여 도와주거나 아들이 없는 수넴여인에게 아들을 점지해주고 그아들이 병들어 죽게되자 부활시켜준다. 그리고 보리떡 스무개와 햇곡식 이삭으로 백명을 먹인 기적은 예수님이 행하신 빵의 기적과 흡사하다. 또한 물에 빠진 도끼를 물위로 떠오르게하는 기적등은 (4)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이들 기적이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의 기적과 닮았다고 하여 엘리사의 작은 꽃들이라고 부르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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